“잘 씻는다”는 인식과 실천의 간극…정부·지자체, 홍보 넘어 현장 개선 나서라
[시민의소리=사설] 질병관리청이 15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감염병 예방행태 실태조사’는 생활방역의 빈틈을 보여준다.
전국 공중화장실 120곳에서 성인 4,560명을 관찰한 결과, 이용 후 손을 씻은 비율은 86%였다.
그러나 비누를 사용한 비율은 46.7%였고, 14%는 손을 아예 씻지 않았다.
손을 씻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더 주목할 것은 씻는 방법이다.
비누 사용자의 30초 이상 올바른 손씻기 실천율은 11.4%에 그쳤다.
손씻기에 들인 시간은 평균 13.9초, 비누 거품으로 문지른 시간은 평균 5.8초였다.
출구조사에서 51.2%가 평소 올바르게 씻는다고 답한 것과도 차이가 크다.
익숙한 습관을 올바른 실천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손씻기는 개인의 청결을 넘어 공동체를 위한 배려이다.
화장실에서 나온 손으로 문손잡이를 잡고 음식을 나누며 가족을 돌본다.
특히 돌봄 현장에서는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가 위생수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 정책의 중심을 홍보에서 행동 변화로 옮겨야 한다. 세계 손씻기의 날에 포스터를 붙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지자체와 시설 운영자는 비누가 제때 채워지는지, 수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손을 말릴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어린이와 휠체어 이용자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면 환경을 갖추는 일도 중요하다.
교육 역시 구체적이어야 한다.
‘깨끗이 씻자’는 말보다 흐르는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사이와 손톱 밑까지 씻는 방법을 직접 익히게 해야 한다.
학교와 직장, 복지시설에서 반복 실습하고, 세면대 앞에는 순서와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안내를 둘 필요가 있다.
정부는 조사 결과 발표에 그치지 말고 실천율이 낮은 원인과 시설 여건을 함께 살펴 개선해야 한다.
시민도 ‘물에 적셨으니 됐다’는 습관을 바꿔야 한다.
하루 몇 차례의 30초를 기꺼이 쓰는 일, 생활방역의 출발점은 바로 그 작은 실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