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간장종지와 좁쌀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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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간장종지와 좁쌀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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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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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김상철
발행인 김상철

[시민의소리=발핼인 칼럼] 우리의 밥상에는 크고 작은 그릇이 오르기 마련이다. 사람과 가깝게 지내는 생활 도구이기에 사람의 됨됨이를 그릇에 비유하는 표현도 많다. 

일상적인 밥상 위에 오르는 그릇 중 가장 큰 것이 대접이고 가장 작은 것이 간장 종지이다.

“사또 밥상에 간장 종지 같다.”라는 옛말이 있다. 간장 종지를 밥상의 한가운데 놓는다는 데서 긍정과 부정적인 의미를 안고 있다.

긍정적인 의미는 그릇은 비록 작으나 밥상 한가운데 있어 요직에 있다는 것과, 부정적인 면은 변변치 아니한 것이 한가운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곡식 가운데 가장 작은 것이 좁쌀이다. 사사로운 것에 연연해 마음 자락이 매우 좁은 사람을 일컬어 좁쌀영감이라고 부른다.

요즈음 구리시의 한 인사에게 간장 종지에 좁쌀을 담아 선물하자는 이들이 있다. 그 연유를 찾아 따따부따한다.

필자는 최근 누리 소통망 서비스(SNS)를 통해 간장 종지라 불리는 한 지역 정치인이 올린 좁쌀과 같은 글을 대했다.

최근 구리시에서는 매월 발행되는 구리소식지 11월호 표지에 ‘민선 8기’를 ‘민선 8시’로 오타를 냈고, 이를 수정하는 작업을 마치고 배포했다. 담당 공무원의 실수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이는 이를 언급하면서 SNS에 “희대의 오타 사고가 발생했는데, 오타뿐만 아니라 표현도 많이 어색해 보입니다. (오타, 그리고 어색한 표현을 찾아봐 주세요^^)”라고 적었다.

그리고 “일을 수습하는 과정 또한 제대로 된 행정이 아니었다고 덧붙였고, 행정을 지도 감독하는 곳에서 제대로 견제를 못 해 발생한 난맥상이 아닌가 싶어 시민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마무리했다.

또한, 그이는 이글 아래에 구리소식지 표지를 첨부하고 오타와 어색한 부분을 찾아보라는 수수께끼도 풀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자 화답하듯 ‘이번 표지는 사진도 우스꽝스럽고 시정홍보보다 시장홍보가 앞서가고, 수준도 떨어진 듯하다.’, ‘8시에 우리 아이만 만나요’ ‘소식지 잘 받아 봅니다. 인간미 있어요. 오타도 나고’ 등등 답글이 이어졌다.

그이가 미주알고주알 따진 글에 달린 답글로 소기(所期)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고 시큰둥하다. 그이의 대중적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정적 오타를 낸 것은 구리시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그이는 희대의 오타 사고라는 과대포장을 했고,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큰 실수를 한 것처럼 말이다.

그이에게 시민이 준 역할은 조례제정 등 입법과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지 행정을 지도하고 감독하는 위치는 아니다. 이도 오버다. 행정을 지도하고 감독하는 곳은 따로 있지 않은가.

또한, 그이가 표현한 표현은 표정, 배치 등이 어색하다는 것을 말한 듯하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아이들이 어색할 수 있고, 어른들이 그럴 수 있고, 전반적인 구도가 그럴 수도 있다. 편집권은 구리시에 있다. 그이가 공개적으로 왈가왈부(曰可曰否)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 필부들의 견해다.

다른 어떤 이는 말한다. 구리소식지 최종 편집 때 그이의 지도 편달을 받으라고. 또 다른 어떤 이는 그이의 SNS의 글을 두고 좁쌀영감에 소갈딱지가 간장 종지만 하다고 했다. 그 다른 어떤 이는 그이와 매우돈독한 사람이다.

그이는 구리소식지에 유독(惟獨)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왜일까 그이와 그이를 추종(追從)하는 세력은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이는 또 이일을 수습 과정에서 제대로 된 행정이 아니었다고 하는 것에는 의구심이 든다. 구리소식지는 316명의 통장이 배포한다. 이를 염두하고 한 말 일게다. 혹 집집이 배포된 책자를 통장들이 회수해 재배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상상을 포함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필자가 담당 부서와 동사무소에 알아본 결과 이미 배포된 것들은 회수하지 않았고, 배포되지 않은 것과 공공기관 것은 수정(스티커) 작업을 마치고 배포했다고 한다. 일부 통장은 스티커를 달라고 해 손수 수정하여 배포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들었다. 회수 과정에 무리수는 없었다는 것이 취재 결과이다.

그이는 지난 8월 합창단 공연에서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를 부르지 못하게 했다고 관계자에게 역정을 내고, 긴급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를 두고 다른 이들은 말한다. 그저 해프닝인 것을 그이가 오버했다고.

이때부터 그이를 ‘좁쌀영감’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구리소식지 건으로 ‘간장 종지’란 별칭도 얻었다. 이는 그이가 평소의 성품과 다르고 속이 좁아졌다는 평가이기도 하다. 한편에서는 환갑을 넘긴 그이가 정치적 유통기한이 가까워져 조급증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평정(評定)도 있다. 그이가 지닌 큰 꿈을 구리시에서 모르는 이가 없다.

그이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일을 조급하게 생각하면 이루지 못하고, 작은 이익에 얽매이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라는 말이다.

더불어 겸허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소통하며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보편적인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존중과 배려를 가슴에 품기를 바란다.

또한, 인생사는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좁쌀영감과 간장종지는 2023년 저물어 가는 11월에 화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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