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의전서열 누가 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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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의전서열 누가 정하나
  • 구리남양주 시민의소리
  • 승인 2022.12.06 13:39
  • 조회수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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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전서열 기준은 단체장 고유의 권한
- 현행은 민선 7기 기준, 민선 8기에 맞게 조정
- 의회의 왈리왈시(曰梨曰柿)는 온당치 않아
- 시와 의회, 협치와 상생보다는 실타래가 엉킨 모습

[발행인칼럼] 의전서열 누가 정하나

 

김상철 발행인
김상철 발행인

 

최근 구리시와 구리시의회는 의전서열을 놓고 갑론을박(甲論乙駁)하고 있다. 의전(儀典, protocol)의 사전적 의미는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칙이고, 예법으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평화스럽게 하는 기준과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칙과 절차 중 가장 껄끄러운 것은 의전의 서열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서열은 참석자의 순서(Rink)를 정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에는 의전비서관을 두고 행사의 성격과 규모를 <의전편람(儀典便覽)>에 따라 실행하기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자체 곳곳에서 이 서열 기준 때문에 실랑이가 벌어지곤 한다. 이를 따따부따해본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자. 경복궁 근정전과 창덕궁 인정전 등 고궁 조정(朝廷. )에는 품계석(品階石)이 서 있다. 조선조 중기까지 이 품계석은 없었다. 이를 설치한 이는 정조 임금이다. 당시 노론과 남인은 둘로 갈라져 정조는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없었다.

 

창덕궁 인정전 조정은 공식행사를 치르는 곳이다. 노론과 남인은 서로 갈라져 떼를 지어 웅성거리고 문무관 품계와 상관없이 뒤죽박죽 섞여 행사를 치렀다. 정조는 이 위계질서의 문란함을 타파하고 정리하고자 품계석을 세운 것이다. 이후 조정의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창덕궁 인정전과 품계석
창덕궁 인정전과 품계석 ⓒ 궁능유적본부 <가보자 궁>에서 발췌 

 

의전은 서양보다 동양에서 먼저 출발했다. 11세기 주나라에서 백성을 다스리는 천자의 지도원리와 제후와 군자의 덕목으로 예()를 내세웠고, 그 속에 의전이 포함돼 있다. 조선은 헌법인 경국대전(經國大典)과 시행령인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를 준용(準用)하도록 해 정립하기 시작했다. 의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의 잣대가 되기에 꽤 신경을 쓰는 것이다.

 

요즈음 구리시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구리시 주최·주관 의전서열 문제는 구리시의회 권봉수 의장이 지난 115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먼저 꺼냈다. 의전서열 11번째인 지역 당협(운영)위원장을 4번째로 올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열 기준은 지역행사에 있어서 지역주민에 의한 선출직 인사가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선출직이 임명직에 우선하며 법정 단체가 임의 단체에 우선하는 만큼 시민대표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부터 변경 시행할 의전서열에 관해 의회에서 <구리시 의전 기준 변경안> 자료를 요구해 제출했다는 것이다.

 

구리시와 의회
구리시와 의회

 

그러나 현행 구리시 주최·주관 의전서열의 기준은 민선 7기인 2019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시장-시의회 의장-국회의원-도의원-시의원> 순이며, <지역 정당 당협(운영)위원장>10위 밖에 있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임명직인 교육장·경찰서장·소방서장·세무서장 등일 것이고, 그 뒤에 11번째(의회 측) 혹은 14번째(시 관계자)<지역 당협(운영)위원장>을 둔 것이다.

 

또한, 구리시 지역단체인 노인회·문화원·여성협의회·광복회 등과 같이 다양한 지역사회의 직능단체 대표도 아울러 고려하여 순번을 정해야 한다. 좌석을 정하는 기준에 있어서 당해 행사와의 관련성에 따라 밀접한 단체의 대표를 최고로 예우해야 하고, 행사의 초점과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아무튼, 민선 8기에 들어서면서 다른 시·군의 예를 들어 서열 기준을 정비해 내년 20231월부터 <시장-시의회 의장-국회의원-지역 정당 당협(운영)위원장-도의원-시의원> 순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의회가 딴지를 건 것이다.

 

그렇다면 구리시 의전서열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단체장인 시장의 몫인 것이다. 의회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 민선 7기에 현행의 서열 기준을 세웠다면 민선 8기 또한 기준을 상황에 맞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실없는 소리를 해본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원외이고 국민의힘이 원내의원이라면 민선 7기에 의전서열을 저리 정했겠느냐라는 것이 주변 사람 이야기이다. 지도자가 바뀌면 공기도 바뀐다고 했다. 이는 정치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이번 구리시의회 권봉수 의장의 브리핑을 보면서 도에 지나치게 시의 행정에 간섭한다는 인상(印象)을 받게 된다. 권 의장의 발언이 오히려 온당치 않은 것이다

 

어차피 시장도 정당인이고, 시도의원들도 정당의 추천으로 당선된 이들이다. <지역 당협(운영)위원장>의 서열을 어디에 두는가는 시와 의회는 고민해 볼일이다. 

 

이번 사태는 시와 의회가 민선 8기를 맞아 협치와 상생을 가까이하기보다는 실타래가 엉킨 나쁜 모습으로 남는 것이 왠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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