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는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민의소리=사설] 김밥집이 사라지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분식점 사업자는 4만7863명이다.
분식점 사업자 수는 2023년 11월 5만4088명에서 그해 12월 5만3760명으로 줄어든 뒤 3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9월에는 처음으로 5만명 선이 무너졌다.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6천명이 넘는 분식점 사장님이 가게 문을 닫은 셈이다.
원인은 분명하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동시에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869원이다.
1년 전보다 6.8% 올랐다.
같은 기간 칼국수, 삼겹살, 냉면 등 다른 외식 품목 상승률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값도 만만치 않다.
마른김 소매가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올랐고, 쌀과 달걀 가격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폭염으로 시금치 같은 채소값까지 크게 뛰면서 점주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문제는 김밥이 저렴한 한 끼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에 점주들은 오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규모 점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름난 김밥 프랜차이즈들도 매장 수가 매년 줄고 있고, 수익성 악화를 겪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공개한 100대 생활업종 생존율 자료를 보면 분식점의 5년 생존율은 30%대에 머물러 조사 대상 업종 가운데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김밥집의 위기는 단순히 한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민의 밥상 물가와 직결된 문제다. 물가와 임금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영세 자영업자가 감내해야 할 몫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원자재 수급을 안정시키고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줄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 같은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밥 한 줄에도 서민의 삶이 담겨 있다.
동네 김밥집이 하나둘 사라지는 현실은 서민경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