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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우리 아이들이 아파요②]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 교실이 두려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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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우리 아이들이 아파요②]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 교실이 두려운 아이들
  • 전국시민의소리
  • 승인 2026.09.2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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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말했는데 기록은 없었다”…학교폭력 피해응답률 전국 2.9%

[시민의소리=특집팀] 학교폭력을 당한 아이에게 교실은 더 이상 배움의 공간이 아닐 수 있다.

2026년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전국 피해응답률은 2.9%로 전년보다 높아졌고 목격응답률도 6.7%를 기록했다.

서울 조사에서는 피해응답률이 3.3%까지 올라갔다. 더욱 뼈아픈 것은 피해를 알린 뒤에도 보호받지 못한 사례다.

감사원 감사에서는 2년 동안 교사에게 5차례 이상 피해를 상담했지만 상담기록이 남지 않아 피해 주장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참아라”가 아니라 말하면 기록되고, 신고하면 보호받고, 피해 뒤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다.

1. 2년 동안 다섯 번 넘게 말했는데…상담기록 없어 피해 일부 인정받지 못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게 “선생님께 이야기해”라는 말은 가장 기본적인 조언이다.

그러나 아이가 용기를 내 말했는데 그 내용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2026년 7월 공개된 감사원의 서울특별시교육청 정기감사 결과에서 바로 이런 문제가 드러났다.

감사원이 2023년 3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강남서초·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다룬 중·고교 학교폭력 사안 155건을 표본 점검한 결과, 143건, 92.2%에서 학교가 관련 상담기록을 보관하지 않아 심의위원회에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담기록이 없어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 학생의 주장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사례도 2건 있었다.

그중 한 피해 학생의 사례는 학교폭력 대응에서 기록이 왜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감사 결과를 보도한 한국일보와 한겨레 등에 따르면 이 학생은 약 2년에 걸쳐 교사에게 학교폭력과 관련해 5차례 이상 상담했지만 상담 내용이 제대로 기록·보관되지 않았다.

이후 학교폭력 심의 과정에서 기록을 증거로 활용할 수 없었고, 결국 피해 주장 가운데 일부가 인정되지 않았다.

학교폭력은 언제나 CCTV가 있는 곳에서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상황에 목격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언어폭력이나 따돌림처럼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관계적 폭력은 특히 상담기록, 문자메시지, 온라인 대화, 주변 학생의 진술 등 여러 자료를 종합해 사실관계를 살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생이 담임교사나 상담교사에게 처음 피해를 알리는 순간부터 무엇을, 언제, 어디에서 호소했는지 적절하게 기록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감사원도 서울시교육청에 학교폭력 상담 결과를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고 기록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했다.

이번 사례가 말해주는 핵심은 특정 교사나 학교를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피해 학생이 어렵게 입을 열었을 때 그 목소리가 제도 안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학교와 교육당국의 과제라는 점이다.

아이가 같은 피해를 여러 번 설명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대응의 출발점은 아이의 말을 듣는 것이다.

그러나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요한 내용을 기록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위험이 계속되는지를 살피며,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절차까지 이어져야 한다.

아이가 “선생님께 말했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순간 학교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 있다.

2. 6개월 넘게 이어진 학교폭력인데…‘지속성이 없거나 낮다’는 판단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게 심의위원회는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다.

자신이 겪은 일이 공식적으로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2026년 감사원 감사에서는 학교폭력의 지속성이나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 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기준 적용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이 강남서초·강서양천교육지원청에서 심의한 가해 학생 367명에 대한 조치사항을 표본 점검한 결과, 6개월 이상 학교폭력이 계속됐는데도 지속성이 없거나 낮다고 평가한 사례가 있었다.

가해 학생에게 반성이나 화해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높게 평가한 사례도 감사에서 지적됐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감사 결과가 해당 367명 모두에게 잘못된 판단이 내려졌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감사원이 표본 점검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평가 사례를 확인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학생이나 학교의 책임을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제도적 문제는 분명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산하 11개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회의록에는 위원별 평가점수나 구체적인 판단 근거, 합의 과정 등이 충분히 기록되지 않고 최종 결과 중심으로 작성된 문제가 확인됐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지난 뒤 해당 판단이 어떤 사실과 논의를 근거로 내려졌는지 검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학교폭력의 ‘지속성’은 피해 학생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하루의 다툼과 여러 달 반복되는 괴롭힘은 피해 학생이 받는 심리적 압박과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같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반복되는 언어폭력이나 따돌림은 개별 행동 하나만 떼어놓으면 가볍게 보일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이어졌다면 피해 학생에게 학교 자체를 두려운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더구나 2026년 교육부 조사에서는 전국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2.9%로 나타났다.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집단따돌림과 신체폭력의 비중은 증가했다.

학교폭력을 판단할 때 단순히 한 장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반복성, 지속 기간, 관계의 구조, 피해 학생에게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할 이유다.

아이들에게 심의 결과는 숫자나 처분 단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내가 겪은 일이 제대로 받아들여졌다”는 신뢰를 줄 수도 있고 반대로 “아무도 내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는 좌절을 남길 수도 있다.

그래서 학교폭력 심의에는 결과뿐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의 객관성과 기록, 일관성이 함께 요구된다.

3. 폭력은 멀리 있지 않았다…가장 위험한 장소가 아이들의 ‘교실’

학교폭력은 학교 뒤편의 후미진 장소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최근 조사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보고된 장소는 아이들이 매일 공부하는 교실 안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2026년 9월 발표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 피해 장소 가운데 교실 안이 2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복도·계단 15.4%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가 발생한 시간 역시 교사의 수업시간보다 학생들끼리 접촉이 많아지는 쉬는 시간이 29.9%로 가장 높았고 점심시간이 18.4%였다.

피해 유형에서도 아이들이 겪는 폭력의 현실이 드러난다. 서울 조사에서 언어폭력이 37.2%로 가장 많았으며 집단따돌림 17.1%, 신체폭력 16.3% 순이었다.

특히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등 관계·정서적 폭력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 전체 피해응답률은 3.3%로 2025년 2.9%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초등학생의 피해응답률은 6.5%, 중학생 2.7%, 고등학생 1.0%로 나타났고 모든 학교급에서 전년보다 상승했다.

이 숫자가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는 특정 한 아이의 사건이 아니라 서울 학생들이 직접 응답한 집단적 경험이다.

피해가 가장 많이 보고된 장소가 교실이고, 시간이 쉬는 시간이라는 사실은 학교폭력 예방의 초점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보여준다.

쉬는 시간의 짧은 몇 분 동안 별명을 반복해 부르고, 특정 학생만 대화에서 제외하거나, 물건을 숨기고, 밀치거나 위협하는 행동이 벌어진다면 교사가 모든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는 어렵다.

피해 학생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겉으로는 평범한 교실처럼 보일 수도 있다.

주목할 또 하나의 수치는 서울 학생의 학교폭력 목격응답률이다.

2026년 조사에서는 8.1%로 전년 7.2%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목격한 뒤 피해 학생을 위로하거나 도왔다는 응답이 32.7%였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32.5%**에 달했다. 주변 어른에게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응답은 17.3%, 가해 행동을 말렸다는 응답은 16.7%였다.

따라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부족하다.

같은 교실에서 보고 있는 학생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목격자 교육’도 필요하다.

직접 말리기 위험한 상황이라면 교사나 보호자에게 알리고, 피해 학생을 혼자 두지 않으며, 온라인에서 폭력적인 게시물을 퍼 나르지 않는 행동도 중요한 대응이 될 수 있다.

교실은 아이가 하루의 상당 시간을 보내는 생활공간이다. 그곳이 누군가에게 매일 견뎌야 하는 장소가 된다면 학교폭력 문제는 이미 교육의 문제이자 아이들의 일상 안전 문제다.

4. “장난으로 시작했어요”…가해자는 장난이라지만 피해자는 두렵다

2026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과정에서 교육부가 학생·교원, 학교폭력 심의위원, 학교폭력제로센터 담당자 등의 현장 의견을 들었는데 눈에 띄는 이야기가 나왔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과격해지면서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현장의 의견이었다.

이 말은 학교폭력 예방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을 보여준다. 학교폭력이 처음부터 심각한 폭행이나 협박의 형태로 시작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별명을 부르거나 놀리고, 장난으로 밀치거나, 물건을 숨기는 행동이 친근함의 표현처럼 시작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싫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계속하거나 여러 학생이 한 학생을 대상으로 반복한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서울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피해 유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신체폭력이 아니라 언어폭력 37.2%였다.

집단따돌림도 17.1%를 차지했다. 학교폭력이 반드시 주먹이나 발길질처럼 눈에 보이는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집단 안에서 벌어지는 행동은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받아들이는 정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여러 친구가 한 학생의 외모나 성격을 반복적으로 놀릴 때 행동한 학생들은 “친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사자는 매일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긴장할 수 있다.

단체 대화방이나 온라인 공간에서도 특정 학생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조롱하는 행동은 학교생활과 연결되어 피해를 키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 사이의 모든 다툼이나 장난을 곧바로 학교폭력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개별 사건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관련 법령,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장난이었다”는 행동한 사람의 설명만으로 상대방이 받은 피해를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예방교육 역시 “학교폭력을 하면 처벌받는다”는 경고에만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다.

상대방이 싫다고 말하면 즉시 멈추는 법,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는 법, 온라인에서도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는 법, 친구가 괴롭힘을 당할 때 어른에게 알리는 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을 줄이는 가장 빠른 시점은 심각한 사건이 발생한 뒤가 아니라 장난과 괴롭힘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일 수 있다.

5. 학교폭력의 끝은 ‘처분 결정문’이 아니다…피해 아이가 다시 웃을 때 끝난다

학교폭력 사건은 심의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지면 행정적으로 하나의 단계가 끝난다.

그러나 피해 학생에게 사건이 그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음 날에도 같은 학교에 가야 하고, 같은 복도를 지나야 하며, 친구들과 다시 관계를 맺어야 한다.

피해 학생의 관점에서 학교폭력 대응의 최종 목표는 사건을 처리하는 것뿐 아니라 안전한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2026년 교육부의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이 문제의 규모를 보여준다.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약 39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해응답률은 2.9%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목격응답률 역시 6.7%로 모든 학교급에서 증가했다. 반면 가해응답률은 0.8%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교육부는 실태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예방교육과 관계회복 중심의 교육적 해결을 강조했다.

여기서 관계회복이라는 말은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

피해 학생이 원하지 않는데도 가해 학생과 화해하거나 만나도록 하는 것이 관계회복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피해 학생의 안전과 의사가 우선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상담과 심리적 지원, 학습지원, 교실이나 동선 조정 등 학교생활을 다시 안정시키기 위한 후속조치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

최근 서울 조사에서는 또 하나 주목할 변화가 나타났다.

피해응답률뿐 아니라 목격응답률도 8.1%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피해·목격 응답률이 함께 높아지고 가해응답률이 낮아진 현상에 대해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신고 의향이 높아진 결과가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조사 수치 상승을 곧바로 실제 폭력 발생 건수의 동일한 비율 증가로만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피해를 호소하는 아이가 늘고 있다는 신호 자체는 가볍게 볼 수 없다.

학교와 가정이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잊어버려”,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학교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두려운지 묻는 것이다.

등교가 두려운지, 같은 교실에 있는 것이 힘든지, 온라인에서 괴롭힘이 계속되는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지, 믿고 이야기할 친구나 교사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사건 처리와 별도로 이러한 일상의 회복이 이어져야 한다.

학교폭력 대책의 마지막 성적표는 단순히 가해 학생에게 몇 호 처분이 내려졌느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피해 학생이 다시 안심하고 학교에 갈 수 있는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가, 친구들과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교실은 견디는 곳이 아니라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

2026년 학교폭력 관련 조사와 감사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피해를 말하면 기록돼야 하고, 신고하면 공정하게 조사돼야 하며, 위험이 있다면 보호받아야 하고, 사건이 처리된 뒤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받아야 한다.

특히 감사에서 드러난 상담기록 관리 문제와 심의 과정의 미비점은 제도를 더 촘촘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를 보여줬다.

동시에 전국 피해응답률 2.9%, 서울 3.3%라는 수치는 학교폭력을 일부 학생만의 특별한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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