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구지 칼럼]
상태바
비움 [구지 칼럼]
  • 구지 칼럼
  • 승인 2020.06.19 13:44
  • 조회수 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움>


오늘 만큼은 
지나친 발자국을 
세지 마라
그냥 편안히 걷자

 

걷는 일에 
마음을 크게 쓰지 마라
발목이 노예가 된다

 

오늘 만큼은
발바닥에 밟히는 
돌뿌리도 탓하지 마라
그냥 평안히 걷자

 

아집으로 엄지 발톱을 
세우지 마라
발뒤꿈치가 고역이다

 

오늘 만큼은
고개를 숙이지 마라
그냥 평정히 걷자

 

비굴함으로 
몸을 굽히지마라
무릎이 시비에 걸린다

 

오늘 만큼은
오고가는 인연을 
아는 척 말자
그냥 묵묵히 걷자

 

인연의 빚을 
채우려 하지마라

 

빈 것은 
몸을 자유롭게 한다

 

<구지(龜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