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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작년 폐업 97만6000곳, 빚 8500만원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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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작년 폐업 97만6000곳, 빚 8500만원의 무게
  • 전국시민의소리
  • 승인 2026.07.0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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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소리=사설] 지난해 문을 닫은 사업자가 97만6000개에 달했다.

전년보다는 3만2000곳 줄었고 폐업률도 8.64%로 0.4%포인트 낮아졌다지만, 숫자의 착시일 뿐 현장의 고통은 줄지 않았다.

일러스트/ai루루
일러스트/ai루루

특히 소상공인이 몰려 있는 제조·도매·소매·음식·숙박·서비스 등 6대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그중에서도 소매업 15.40%, 음식업 15.14%로 가장 높았다. 동네 식당과 편의점 일곱 곳 중 한 곳이 간판을 내렸다는 뜻이다. 

더 아픈 대목은 폐업의 이면에 남겨진 빚이다.

폐업을 결심한 소상공인의 68.5%가 이미 부채를 안고 있었고, 평균 부채액은 8531만원에 이르렀다. 매출이 평소보다 40% 이상 줄어든 시점에야 폐업을 결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뒤 빚더미 위에서 가게 문을 닫는 셈이다.

부채는 나이가 많을수록 컸다.

20대 이하는 3567만원 수준이었지만 60대 이상은 9897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했다. 은퇴 후 준비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고령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방증이다.

폐업은 결심한다고 끝나는 일도 아니다.

폐업을 결정한 뒤 실제 사업자등록이 말소되기까지는 평균 7.7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에도 임대료와 대출 이자는 계속 쌓인다.

정리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가장 힘들어한 것은 대출금 상환(45.5%)이었고, 폐업 시점을 정하는 일(37.3%)과 보증금·권리금 회수(30.7%)가 뒤를 이었다.

어렵게 가게를 정리한 뒤에도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폐업 이후 가장 큰 고충으로는 가계 생계비 부족(40.5%)이 첫손에 꼽혔고, 채무로 인한 경제활동 곤란과 향후 경제활동 대안의 부재가 뒤따랐다. 사업 실패라는 좌절에 더해 생계와 빚이라는 이중, 삼중의 짐을 지는 구조다. 

이번 통계가 특히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폐업이 창업 초기의 실패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3년 이내 폐업한 사업장이 49만7000개로 절반을 넘었지만, 10년 이상 영업하다 문을 닫은 사업장도 13만3000개로 전년보다 9000개 늘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가게조차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일시적 경기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임을 시사한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데이터 기반의 정밀 진단으로 경영 위기를 조기에 포착하고 점포철거비 지원을 확대하는 등 폐업 전후 단계별 지원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폐업을 결심한 뒤에야 지원하는 사후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매출이 40% 급감하는 시점, 즉 폐업으로 치닫기 전 단계에서부터 경영 위기를 조기에 감지하고 개입할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절실하다.

아울러 고령 자영업자에 대한 별도의 안전망도 필요하다.

은퇴 이후 대안 없이 자영업에 내몰린 60대 이상이 가장 큰 부채를 지고 폐업하는 현실은, 국민연금과 퇴직 이후 소득 공백을 메울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폐업 이후 재취업이나 재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고용 연계와 채무 조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100만에 육박하는 폐업과 8500만원의 평균 부채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서민 경제의 위기 신호다.

정부는 폐업 통계를 발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위기의 뿌리를 짚어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이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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