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를 굴린 뒤부터 스승을 잃었다
오솔길/정종배
걸어야 길이 난다
산짐승 걷는 길은 안전한 길이지만
사냥꾼에게는 수확의 길이다
언제부터 그 길을 사람들이 다닌다
젊은이는 쟁취하려 발걸음이 바쁘다
나이 먹은 이는 쌓인 것을
버리기에 걸음이 여유롭다
걷기는 스승이다
바퀴를 굴린 뒤부터 스승을 잃었다
봄비가 성글게 내린다
빗방울 소리에 눈을 뜨는
꽃눈 잎눈 눈을 맞춰
스승으로 모시고 느리게 걷는다
도시는 골목을 잃어버려
제 고향 골목길 되새긴
공원의 오솔길이 어지럽다
사진은 망우리공원 오거리 쉼터 3.15 부정선거 4.19 혁명 비극의 이기붕 일가 가족묘지 터와
대한민국 기상학의 선구자 국채표 선생의 유택 가까운 정자 실제는 8거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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