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을 고비를 굽이굽이 넘겼을 뿐이다
소설가 박순녀 1928년생
소설가 박순녀 / 정종배
오랜 건강 비결은
정말 죽을 고비를 굽이굽이 넘겼을 뿐이다
소원은 고향 함흥 반룡산 휘도는 성천강
만세교 가까운 강둑에
문학비를 세우고
눈 내리는 밤이면 한 바퀴 돌아보는 일이다
아리수 강변의 아파트
오밤중에 일어나 앉은 책상 모서리에
두만강 건너간 북간도 '전라도가시내'를 노래한
함경도 사나이 이용악의 시 '그리움'을
희미하게 잊혀지는 기억을 붙잡아
젖니 빠지듯
시 한 편 손 수 써 붙이고
나직나직 읊조리며
낙이망우 망우리공원 남향받이
지아비 김이석 소설가 그리워
오늘도 겨울밤을 지샌다
그리움 / 이용악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이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은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은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이 쏟아져 내리는가
ㅡ 1947 '협동'
망우리공원 소설가 김이석 묘비는 시암 배길기
초대서예가협회장의 글씨를 새겼다
시인 정종배 시집 해찰 외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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