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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마 끝나자 5일간 302명 수송… 가마솥 더위가 부른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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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마 끝나자 5일간 302명 수송… 가마솥 더위가 부른 비상사태
  • 전국시민의소리
  • 승인 2026.07.2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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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만에 온열질환자 폭발적 증가, 야외 근로자와 고령층 생명 위협
가난하고, 늙고, 아프고,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더 가혹
일러스트/ailulu
일러스트/ailulu

[시민의소리=사설] 장마가 물러가자 기다렸다는 듯 살인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덮쳤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2명에 달했다.

하루 환자가 22일 59명, 23일 58명, 24일 56명, 25일 80명, 26일 72명으로 닷새 연속 50명을 넘어섰다.

26일에는 경남 하동의 80대 여성과 전북 김제의 90대 여성이 숨지면서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8명, 누적 환자는 1,399명으로 늘었다.

숫자 하나하나가 폭염 속에서 쓰러진 사람의 고통이고, 지키지 못한 생명이다.

더구나 최근 피해가 장마가 끝난 직후 짧은 기간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지금부터가 폭염 재난의 본격적인 시작임을 경고한다.

정부는 27일 오후 3시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무더위와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취약노인과 쪽방 주민, 노숙인 보호를 강화하고 무더위쉼터를 연장 운영하며 야외작업장과 농촌지역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방향은 맞지만 발표만으로 사람을 살릴 수는 없다. 폭염 대책은 재난문자를 보내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홀로 사는 노인, 한낮에도 논밭에 나가야 하는 고령 농업인, 공사장과 배달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폭염은 개인의 주의만으로 피할 수 있는 위험이 아니다.

특히 노동 현장의 휴식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 규정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폭염 작업을 할 경우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주도록 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작업시간 조정과 옥외작업 중지 등 단계별 조치도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하청노동자, 일용직, 배달노동자처럼 일을 멈추면 곧바로 소득이 줄어드는 사람들에게 휴식은 여전히 선택하기 어려운 권리다.

정부는 현장점검과 처벌뿐 아니라 작업중지에 따른 소득보전 방안까지 마련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무더위쉼터의 숫자만 세지 말고 실제로 문이 열려 있는지, 냉방이 제대로 되는지, 거동이 불편한 주민이 이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복지 담당자와 통·반장, 생활지원사, 자율방재단이 취약가구를 직접 방문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주민은 즉시 확인하는 촘촘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폭염의 양상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폭염 시작 시기는 과거보다 지역에 따라 10∼30일 빨라졌고, 열대야는 더 일찍 시작해 더 늦게 끝나는 경향을 보였다.

폭염과 열대야가 일시적인 여름 날씨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구조적 재난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도 한낮 야외활동을 줄이고 갈증이 나기 전 물을 마시며, 현기증·두통·메스꺼움·근육경련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주변의 홀몸노인과 만성질환자에게 안부 전화 한 통을 거는 것도 생명을 지키는 행동이다. 

폭염 피해는 우연히 발생하지 않는다.

가난하고, 늙고, 아프고,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게 집중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폭염을 개인의 인내심에 맡기는 순간 재난은 참사가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캠페인이 아니라 현장 집행이며, 권고가 아니라 책임이다.

국민 한 사람의 생명도 더 잃지 않도록 국가의 모든 행정력이 가장 뜨거운 현장으로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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