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율의 詩 산길(5)] 그리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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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율의 詩 산길(5)] 그리운 어머니
  • 구리남양주 시민의소리
  • 승인 2024.02.24 17:16
  • 조회수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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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율의 산길(5)

 

그리운 어머니

 

소복소복 함박눈 초가지붕 덮을 때

동치미처럼 맛깔스레 ‘춘향전' 읽으시던

어머니, 자랑스런 어머니!

 

올망졸망 자식들 위해 허리띠 졸라매며

모진 고난의 세월 묵묵히 견디시던

어머니, 인고의 어머니!

 

자나 깨나 뒷골밭 부엉이 울 때까지

흙내음 풀내음 마냥 젖어 사시던

어머니, 보고 싶은 어머니!

 

허겁지겁 분주함에 잠시잠깐 잊었지만

그 한없는 사랑 어찌 잊으오리까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다하지 못한 효도 형제(兄弟) 사랑으로

고귀한 가르침 잘 따르오리다

어머니, 잊지 못할 어머니!

 

<시작 노트>

임한율 시인
임한율 시인

어머니(19111992)는 한글을 어깨너머로 겨우 깨우치셨다. 시골 농촌에서 9남매를 낳아 기르는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틈틈이 책을 읽으신다. 춘향전·심청전·옥단춘전·토끼전·장화홍련전 같은 고전소설(古典小說)을 주로 즐겨 읽으셨다.

소복소복 함박눈 내리는 겨울밤에는 희미한 등잔불 아래서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이 교대로 번갈아 가며 낭랑한 목소리로 책을 읽으신다. 읽은 내용으로 서로 대화하다가 혹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으신다. 부부간에 참 보기 좋은 행복한 장면으로 지금도 저 흐릿한 기억 속에 가물거린다.

가락을 넣어 낭랑하게 읽으신 두 분의 영향을 나도 은연 중 이어받은 것일까. 어려서부터 독서(讀書)를 좋아하고 책에 취미가 많아 장차 커서 서점 주인이 되어 책을 원없이 많이 읽으리라 다짐했었다.

훗날 30년 이상 국어교사로 봉직하고, 다양한 문학활동을 하는 데 있어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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