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율의 詩 산길(4)
추억 어린 샘터
어린 시절
산골 웃검들 동네
그 아련한 추억(追憶)
아름드리 은행나무 아래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마을 공동 우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온 동네 한 가족
필요 충족 시켜주는
맑고 시원한 생명수(生命水)
지금 흔적조차 사라져
그리움으로만 샘솟는
추억 어린 사랑의 샘터
마음은 벌써 고향 앞으로
<시작 노트>
어렸을 적 고향 시골 동네 한가운데 공동우물이 하나 있었다. 바로 옆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서 있어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주고, 가을엔 샛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또한 열매가 주렁주렁 열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열었다.
그 우물은 동네 빨래터가 되기도 하고, 입담 좋은 아낙네들의 온갖 소문의 진원지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이 한창 전개될 때 그 공동우물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렸다. 지금 거대한 은행나무만이 공동우물의 아련한 추억을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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