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재단 재원의 문제점 [정현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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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재단 재원의 문제점 [정현구 칼럼]
  • 정현구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1.26 09:10
  • 조회수 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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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구 칼럼니스트
정현구 칼럼니스트

 [시민의소리=정현구 칼럼] 문화재단은 설립 단계부터 시·도의 출연금을 통해 설립되며 재단은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자체의 보조금과 국고보조금, 자체자금 등을 통해 운영한다.

    “출연금은 말 그대로 문화재단의 설립 목적과 역할에 부합하는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예산을 말하고, 보조금은 국가나 지자체가 공공서비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부하는 돈이다.

출연금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재단의 인건비, 운영비, 그리고 조례 및 정관 등에 명시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돈이고, 보조금은 주로 국가의 정책사업의 일환으로 지방에 내려보내는 국고보조금(국고사업 추진에 따른 보조금)에 지방비를 매칭하는 사업비를 가리킨다.”(김선욱, 문화재단 예산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문화재단의 설립 및 운영 조례에 기본재산이나 기금의 조성을 살펴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금이 가장 먼저 언급되고 있다. 뒤이어 기부금 및 사업 수익금이 기재되는데 그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각 지방자치단체에 문화재단이 꾸준히 설립되고 있지만,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 사업의 추진보다는 문화재단의 운영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시설관리, 위탁사업 관리, 문화행사와 같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모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문화재단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공모사업에 많은 부분 집중되는 현실은 문화재단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문화재단은 지역의 문화적 특색, 문화적 인프라 등 고유의 지역문화와 부합하는 사업 구상과 기획, 사업 방향을 재단이 주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예술 정책을 계승 및 발전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출처=구리문화재단
▲출처=구리문화재단

    하지만 공모사업이나 위탁사업에 집중되고 보조금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현실은 문화재단의 자율성과 전문성에 한계를 가져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지방자치단체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을수록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에 동조하게 될 가능성과 상황이 발생할 경우가 생겨나고 문화재단의 자율성이 침해되어 문화재단이 독립적인 사업 수행을 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지역문화재단의 전문적인 운영 능력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확충이 중요한데 지방자치단체의 위탁사업에 의존할 경우 전문인력 확충의 필요성이 낮아지고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전문인력 양산에도 어려움이 있게 된다.

    둘째, 지역 문화정책을 국가가 생산하여 지역으로 공급하는 방식인 이른바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에 바탕을 둔 문화정책과 관련된 지원 전달방식에 있다. 이는 지역문화예술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생태계 조성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를 지향하는 방식이어서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자원, 인프라, 지방행정, 예산 및 정책을 반영하지 못하게 되고 문화재단 스스로 자율적인 정책과 주도적인 사업 추진을 할 수 없도록 만들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그리고 문화재단 간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개별 사업마다 지원받는 사업별 지원 방향을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경하고 지원금에 대한 사용 권한을 지역문화재단에 전적으로 일임하여 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자체적으로 지역에 맞는 사업을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에 대한 수직적인 관리의 대상이 아닌 문화재단과 지방자치단체, 정부의 관계를 협력적이고 수평적인 관계로 개선하여 문화재단의 주도적인 사업 수행력을 강화하고 문화재단이 사업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주장하고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문화재단이 주도적으로 문화자치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문화재단 사이의 균형 있는 관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문화재단 스스로 재원 마련 확보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과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재단이 재원에 관한 전반적인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서만이 문화재단과 정부, 지방자치단체 간의 균형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정현구 칼럼니스트 프로필

현재. 한국신중년중앙회 경기동부연합회 회장
현재. 구리시 축제협의회 부위원장
현재. 한국체육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
현재. 광복회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지휘자
현재. 콘코르디아 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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