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석 시인, 세 번째 시집 ‘떠남은 서낭이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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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석 시인, 세 번째 시집 ‘떠남은 서낭이다’ 발간
  • 신형
  • 승인 2023.12.21 13:15
  • 조회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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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을 오가며 지은 만물정관(萬物靜觀)의 글로 꾸며
- 고향의 그리움을 담담하게, 때론 간결한 시어로 문답

구리시 토종 글쟁이 이경석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떠남은 서낭이다를 발간했다.

이경석 시인의 시집 "떠남은 서낭이다"(도서출판 청어)
이경석 시인의 시집 "떠남은 서낭이다"(도서출판 청어)

이경석 시인은 이 시집을 상재하면서 시인이 시를 빚어내는 일은 새로운 진리를 빚어내는 일이다. 이 명제 하나로 존재하듯이 나의 문학이 세상과 그리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라며 자신이 시를 빚는 이유를 설명했다.

시인은 한밤이면 한 권의 시집을 꺼내 읽고 잠자는 시어들을 깨운다. 그리고 괜찮은 시를 만나면 소리 내어 낭독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빚고 지어낸 시가 1천 수가 넘는다

그동안 발간한 2권의 시집을 살펴보면 시인은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여행의 소회를 목가적이면서 서정적이나 때로는 세상에 회초리를 드는 묵직한 시어를 뿜어낸다.

하지만 이번 시집의 책머리에 기다림으로 익은 이름, 마냥 머물고 싶었던 공간, 여름밤 기타 소리, 달맞이꽃처럼 피어난 모닥불 그리고 모래강변으로 쏟아져 내리던 별빛을 엽서에 그렸다.”라는 서시를 적었다.

이렇게 엽서에 그림을 그리듯 81수의 시를 꾸려 떠남은 서낭이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마무리에는 나의 문학에 대한 소고를 자신의 지닌 문학세계를 가감 없이 풀었다. 그리고 구리시 토평동 돌섬의 몸의 본향과 강원도 횡성 심한헌(心閑軒) 마음의 본향을 오가며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를 화두 삼아 글을 짓고 있음도 밝혔다

또한 이 시집은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시민의 삶,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담하게, 때론 간결한 시어로 문답하고 있다. 이 시집은 4부로 구성되었고, 도서출판 청어에서 기획하고 출판했다

 

이경석 시인
이경석 시인

 

1부는 가끔은 하늘을 보다를 대표시로 삼고 19수를 실었다. 그리고 이 시집의 표제인 떠남은 서낭이다도 여기에 실었다. 기다림과 떠남 속에 꿈을 모두고, 길게 늘어질 듯한 여행의 의미를 예고된 철학으로 묻고 답한다

철학은 남루하고 누추하였다/어느 날은 눈이 멀었다/그래도 철학은 빛나고 화려하고자 했다/두서없고/생각없이 오직 사랑하였다/초라함을 사랑하고/가려짐을 사랑하고/음달짐을 사랑하였다/이윽고/오후에서야 눈을 떴지만/느린 빛을 따라 걸어갔다/스러짐이 시작되고/기다림이 스러졌다/어쩜 예고된 것이었다.” -예고된 철학 전문

2부는 헤어짐이 기습인가를 대표시로 삼고 20수를 실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숙제다. 그러나 주검의 추억은 최후까지 남는 것, 검은 옷을 입고 맞이한 사람들을 그리워한다. 자연을 탐닉한 시인은 고향 토평리 길에 뒷그림자로 남아 있다.

줄곧/길섶 한 포기 풀에 의미를 부요했다/차마 길 위엔 내려놓지 못한 꿈이/바르르 내려 앉아 걸어가고 있다/어떤 이의 전부였을 녹슨 호미가/오후 햇살에 잠시 반짝였다// 저기 앞서 걸어가는/한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 토평리 길 전문

3부는 다시 수선사로 가자를 대표시로 삼고 21수를 실었다. 시인에게 댑싸리는 어머니다. 댑싸리는 마당을 지키는 빗자루다. 댑싸리는 시간이 흐르면 알몸만 남는다. 시인은 어머니와 고향의 그리움 따위를 댑싸리로 쓸어 모아 시를 적었음을 고백한다.

토평리 시월은 목마름 이었다/가을이 상강으로 허기질 때/어머니는 댑싸리를 털었다/한 해를 엎드려 키워/토평리강 마른 돌밭 위에 널린/붉은 댑싸리/땀 젖은 햇살로 물든 몸은/산돌림 바람 소릴 내고는/홀쭉한 알몸으로 변해갔다.” - 어머니 댑싸리 전문

4부는 망설임을 늘 그 자리다를 대표시로 삼고 21수를 실었다. 시인은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부창리 고택에 마음을 다스리려는 심한헌(心閑軒) 편액을 걸었다. 그곳에서 동경하던 목가적인 삶을 아내를 핑계 삼아 누리고 있다. 점점 횡성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개교 100주년이 된 모교를 예찬하기도 하고 글쟁이들의 다툼에 두꺼비집도 내렸음을 토로했다.

사막의 향기로/가을을 그리고/목소리 듣고 싶어/기억을 색칠했다/그래도/갈증이 더 심하면/얼른/허공을 보았다” -부창리 이십리

이 시집의 81수를 읽으면서 곡두, 음달짐, 설대형, 설해목, 그린비 등 독특한 시어를 찾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가 있다.

 

이경석 시인의 "안부" 전문
이경석 시인의 "안부" 전문

 

이경석 시인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국문학, 대학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한맥문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아직도 만나지 못한 그대", "기차는 서쪽으로 간다", "떠남은 서낭이다" 등이 있다. 경찰공무원으로 35년간 공직자로 있었다.

한국문인협회, 한맥문학가협회, 공무원문인협회, 샘물문학회, 구리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구리와 횡성을 오가며 사람과 자연, 물상을 관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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