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축제 [정현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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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축제 [정현구 칼럼]
  • 정현구 칼럼니스트
  • 승인 2023.10.06 09:48
  • 조회수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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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구 칼럼니스트
정현구 칼럼니스트

  [시민의소리=정현구 칼럼] 퍼레이드는 인류의 역사에서 전시적, 종교적, 정치적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고 최근에는 테마파크에서 상설 프로그램으로 이용하거나 스포츠 이벤트나 축제에서 홍보나 등장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소규모의 길놀이부터 도심 도로에서 펼쳐지는 가장행렬 그리고 수천 명을 대동하는 가두행렬까지 퍼레이드라고 통칭되고 있다.

    한국의 퍼레이드는 삼국시대의 벽화에서 그 역사적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며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환궁 행차와 급제자의 삼일유가 그리고 서민들의 민속행사에서 지신밟기와 같은 길놀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전통적인 퍼레이드는 단절되었고 1950년대 이후부터 점차 축제와 함께 복원되었다. 2000년대는 국내 축제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데 늘어난 축제만큼 퍼레이드도 현저하게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다.

퍼레이드 축제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도 기준으로 퍼레이드 축제 수는 200여 개에 다다른다. 세계적인 퍼레이드는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부르는 대형축제의 중요한 콘텐츠로 성장했으며 놀이적 접근을 넘어서 공연예술과 특수스포츠, 아트서커스, 스턴트치어와 같은 다양한 분야가 참여하는 트랜스미디어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퍼레이드는 과거로부터 신분이 낮은 시민계급이 참여하였고 깊이 있는 예술적 가치를 담지 못한 단순 길거리 행위로 여겨졌으며 현대에도 행사의 도입부에 활용되는 이벤트 정도로 인식되었다. 

    1960년대 이후 퍼레이드는 시민화합과 공동체의식 함양 등의 목적을 갖고 정부 또는 지자체 주도로 진행되었으나 의식과 문화 수준의 변화로 인해 퍼레이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선형적(linear) 퍼레이드’로부터 ‘비선형적(non-linear) 퍼레이드’로 퍼레이드 연행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선형적 퍼레이드는 전통적인 퍼레이드인 ‘길놀이’, ‘가장행렬’, ‘가두행렬’ 형태로 사람들이 약 1km~4km 정도의 시가를 길게 줄지어서 행진하는 형식을 말한다.

    그에 반해 비선형적 퍼레이드는 최근 국내외에서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효과적인 퍼포먼스 퍼레이드 방식으로 약 100m 정도 구간에서 다양한 퍼레이드 요소를 집약적으로 활용해서 전진하는 형식이다.

    국내의 경우 최근 10년간 생활체육, 생활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비선형적 퍼레이드 축제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천안 흥타령춤축제’, ‘원주 다이내믹댄싱카니발’, ‘대구 컬러풀페스티벌’은 2010년대 초반부터 성장하여 지역을 대표하거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퍼레이드 축제인 일본의 ‘요사코이소란마츠리’와 싱가포르 ‘칭게이 퍼레이드’는 비선형적 퍼레이드를 활용하고 있으며 서양의 퍼레이드는 선형적 퍼레이드에 비선형적 퍼레이드를 가미한 ‘혼합형 퍼레이드’로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 연행 구조인 선형적 퍼레이드에서 진화된 비선형적 퍼레이드는 스스로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로 인해 ‘참여 자발성’이 높아졌으며,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이벤트가 아닌 거리예술과 같은 퍼포먼스로 인해 ‘상호 몰입의 조건’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공연예술과 더불어 다양한 스포츠 장르, 동력 기계장치를 활용한 ‘융복합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대규모 이벤트에 적용되고 있다.

    퍼레이드의 발전에 중요한 요인을 ‘공동체의식’과 ‘지역 정체성’을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도 선형적 퍼레이드에 비해 비선형적 퍼레이드가 단체의 성격을 나타내고 메시지 표현에 유리한 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선형적 퍼레이드를 유지하고 보존해야 할 가치도 충분하다. 그리고 지역의 특성과 도시구조를 활용한 선형적 퍼레이드와 비선형적 퍼레이드의 장점을 합친 혼합형 퍼레이드 또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정현구 칼럼니스트 프로필

현재. 한국신중년중앙회 경기동부연합회 회장
현재. 구리시 축제협의회 부위원장
현재. 한국체육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
현재. 광복회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지휘자
현재. 콘코르디아 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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