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을 즐기며 향유 하는 사람들 [정현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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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을 즐기며 향유 하는 사람들 [정현구 칼럼]
  • 정현구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8.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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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구 칼럼니스트
정현구 칼럼니스트

[시민의소리=정현구 칼럼] 대중문화 콘텐츠의 생산, 유통 및 소비되는 방식은 급속히 발전되는 기술과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음반을 수집하는 형태에서 소비자가 음악에 직접 접근하는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 오늘날의 대중들은 음악을 아날로그든, 디지털적으로든 음악을 소유하는 것보다는 다량의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선호한다.

    인터넷 보급, 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의 확산, 소셜 네트워크의 출현은 대중들이 음악에 접근하는 것을 용이하게 함과 동시에 음악적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것은 동시에 공연에 접근하는 잠재적인 관객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잠재적 관객들은 아티스트와 공연 일정,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고, 전문가의 의견과 대중들의 의견들을 종합하여 공연 참석에 대한 동기를 가지게 된다. 음악의 소비 형태가 아날로그 수집에서 디지털 접근으로, 그리고 아날로그 접근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엘런 크루거에 따르면 라이브 음악 공연의 콘서트 티켓 가격은 1997년도부터 급등하기 시작한다. 이는 라이브 음악 공연이 본격적으로 산업성을 띄게 되었음을 의미하는데, 이를 위해서 몇 가지 요인이 크게 작용하였다. 매스미디어가 발전함에 따라 '슈퍼스타'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공연장에는 디지털 기술이 접목하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되었다.

또한 CD와 MP3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의 확산으로 인해 대중음악을 청취하는 대중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음악 산업에서 라이브 공연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음악을 향유 하는 방식으로 스트리밍이 대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에도 뮤지션들의 주요 수입원은 공연 수입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세계 순위 Top10의 뮤지션들의 수입 중 공연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85.74%에 달한다.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음반 산업의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공연산업의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라이브 공연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노상에서 펼쳐지는 버스킹, 클럽이나 소극장에서 열리는 릴레이 공연과 같은 작은 규모의 공연이 있는가 하면, 커다란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단독 콘서트, 수만 명의 관객들이 몰리는 대중음악페스티벌도 존재한다.

    특히 이 중에서도 대중음악페스티벌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음악잡지 빌보드는 미국에서 매년 3천2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하나 이상의 음악축제에 참석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영국의 BBC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적인 음악축제 업계의 가치가 약 30억 달러에 이르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되고 있다.

    대중음악페스티벌은 예술축제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음악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는 각 국가의 도시 브랜딩 사업과도 깊은 관계를 맺는다. 지역의 각 도시 브랜딩의 일환으로 지역축제는 언제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의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시도의 하나로서 대중음악페스티벌이 각광받는 등, 음악페스티벌은 음악 산업 전반의 변화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1999년, 대형음악페스티벌의 시작으로 손꼽히는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 '쌈지사운드페스티벌', '동두천 락 페스티벌'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도 대중음악페스티벌은 질적 · 경제적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왔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록 페스티벌로 꼽히는 '밸리 록 페스티벌'은 개최 첫 해인 2009년 관객 수가 5만 명에 그쳤으나, 이후 2012년에는 10만 명의 관객이 찾아올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2018년에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음악페스티벌의 관객 수가 1년에 50만 관객 수를 훌쩍 넘는다고 발표하였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대중음악페스티벌을 찾고 있으며, 매 해마다 꾸준히 페스티벌의 현장을 찾는다.

   물론 이러한 급격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존재한다. 음악페스티벌의 관객들이 늘어나면서 대규모의 음악페스티벌들이 장르를 불문하고 비슷한 콘셉트로 우후죽순처럼 난립되었다. 출연하는 아티스트가 많이 겹치고, 각 페스티벌의 개성과 정체성이 드러나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특히 몇몇 록 페스티벌에서는 줄어드는 관객의 수를 보완하고자 EDM, 팝 등의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 섭외를 늘렸지만, 오히려 록 페스티벌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져 버리는 문제점을 지적받기도 하였다.

    이는 한국의 음반 산업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된 국내 음악페스티벌 산업의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음악을 직접적인 체험으로서 즐기는 여가 문화가 발전되어, 이에 따라 뮤직페스티벌 공급이 늘어났지만, 이를 향유하는 관객들의 음악적 수요가 폭넓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대중음악페스티벌을 찾아간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음악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의 변화가 대중음악페스티벌의 성장에도 영향을 주면서, 콘서트를 참가하는 관객들의 규모 역시 확장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페스티벌 고어(Festival Goers)로 일컬어지며, 페스티벌을 자주 찾아 즐기는 관객들을 뜻한다. 페스티벌 고어들은 개개인의 페스티벌 경험을 넘어 종종 축제의 내외에서 음악 페스티벌 공동체를 만들며, 그 참가자들 사이에 강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들은 음악페스티벌의 장르별 정체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페스티벌을 적극적으로 즐기며 향유 하는 소비자라 할 수 있다.

 

정현구 칼럼니스트 프로필

현재. 한국신중년중앙회 경기동부연합회 회장
현재. 구리시 축제협의회 부위원장
현재. 한국체육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
현재. 광복회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지휘자
현재. 콘코르디아 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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