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대로 지켜야 할 속초 알짜죠”…이정숙 회장의 살기 좋은 ‘새마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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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대로 지켜야 할 속초 알짜죠”…이정숙 회장의 살기 좋은 ‘새마을 만들기’
  • 설악투데이
  • 승인 2023.06.22 17:46
  • 조회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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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게 앞에선 이정숙 회장
사진= 가게 앞에선 이정숙 회장

“이 마을이 조성된 지 55년 되었는데 아직 오수관이 없고 도시가스도 안 들어옵니다.마을 모습이 예전 그대로라고 기반 시설도 그 수준이면 곤란하죠.하수종말 처리장 악취로 얼마나 주민들이 생고생을 하고 사는데요…”

속초 새마을 이정숙회장의 가게는 사랑방이다.이날도 주민이 찾아와 대화중이다.새마을 주민 전용주차장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이웃 할머니가 찾아 오셨다.그는 명확하게 설명해 드리고 침착하게 답해준다.

이정숙은 어릴 적 새마을에 들어와서 뼈를 묻고 있는 중이다.그의 머릿속은 온통 새마을 뿐이다.대화중에 불쑥 새마을 발전 대목에 이르면 그의 톤이 높아진다.

“골목 골목에 특색있는 벽화도 그려놓고 집에 창을 내서 작은 가게를 차려 하루 2,3만원이라도 벌면 어르신들 용돈이 될 것 같지요. 그게 중요한 생활기반이 되면 우리 마을은 경쟁력 있게 되죠.”

그는 어느새 도시재생을 전개한다.푹포수처럼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오랜 경험과 지혜의 산물이다.

그렇다고 그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그는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렇다. 강원대 경영대학원 공부도 했고 도시재생을 비롯해 이런저런 세미나와 공부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해서 열공을 한다.

봉사활동을 비롯해서 동창회,사회활동의 직함도 다수다.더불어 하는 속에 해법을 찾고 동력을 만들어 가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일전에 속초시청 모임에서 단상에 올라 새마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한 적이 있고 그게 빌미가 돼 신청하지도 않은 예산을 받은 적도 있다.

그의 지론은 명쾌하다.참혹했던 68 해일로 조성된 새마을은 속초에서 보존 가치가 큰 동네고 그에 부합된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개발업자들이 제시한 ‘달콤한’ 대규모 개발안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그런 개발 댓가로 보상금을 받아서 어디로 이사 간다는 겁니까. 떠나면 그날로 힘들어 집니다.

새마을을 지금 원형대로 보존하면서 잘 돌아가는 작고 내실있는 마을로 만들면 주민들이 행복해 지는 거죠”

속초해수욕장이 뜨면서 새마을도 붐을 이루고 있는데 이럴 때 지체된 새마을의 미래 방향을 잘 잡아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주차장 문제도 개선하고 고질적인 악취문제 해법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일종의 전통마을이죠.

속초에 이만한 곳 이제 없죠.장기적으로 차없는 보행자 거리같은 모습도 그려보죠.그게  속초의 명품 만드는 작업이죠.새마을만은 지키고 싶습니다.”

이렇게 마을 일에 깊은 애정을 갖다 보면 오지랖 넓은 그도 상처를 종종 받는다.그렇다고 포기하지 않는 강단있는 의지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고  그의 추진력은 그래서 돋보이고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합리적이고 상식에 기반한 판단과 결정을 중시하고 이게 공감력을 얻고 있다.누구와 대화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정숙 왕만두 찐빵’집을 운영하면서 스포츠 토토와 독일 자연 비타민 피엠 판매 대리점도 하고 있다.그러나 그는 딸 유재희 이야기만 나오면 신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딸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제빵의 대가일 뿐더러 빵의 명가를 이루고 있다는 자부심에서다.가게앞에 딸이 수상한 사실을 크게 붙여 놓을 만하다.

“새마을 한바퀴 돌아보세요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정겨운지요. 이를 바탕으로 관광객들이 와서 걸어서 한바퀴 돌면서 즐기는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죠.행정은 이 현실을 직시하고 통찰 있는 마을 설계를  주민들과 협의해야죠.허황된 개발 논리에 휘둘릴게 아니라  새마을의  고질적인 악취문제등을 해결하는  일이 먼저입니다.가장 낙후된 인프라에 주민들 힘듭니다”

이야기중 몇 번 전화벨이 울린다.아담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오는지 감탄스럽다.새마을 지킴이, 수호천사라고 해야 할듯하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속가능성,전통,역사문화,환경, 주민 먼저등의 단어가 연결된다.깨어 있는 생각과 행동은 마을의 원동력이자 공동체의 힘임을 이정숙 회장은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그는 오늘도 듣고 설득하며 뛰고 있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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