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관대리 소양강변에서…풍수적 명당의 평화로움이 이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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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관대리 소양강변에서…풍수적 명당의 평화로움이 이런건가
  • 설악투데이
  • 승인 2023.06.14 15:41
  • 조회수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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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관대리는 숨어 있는 동네다.인제 38선 근처의  소양강은 늘 장엄하게 다가온다.춘천으로 향하는  소양강 물길의 출발점 아우라 답다.출발하자 마자 만나는 시크릿 가든 같은 곳이 관대리다.

과거 군단이 주둔했었는데 소양강 댐 건설로 4개 부락과 함께 이주했다. 그리고 소양강이 형성되었다. 소양강 물줄기는 수려한 산을 굽이 굽이 돌며 절경을 만들고 있는데 관대리도 그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인제에서 시작하는 소양강 물줄기 초입이고 국도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다리를 건너편 솔숲 우거진 아스팔트 길이 나오고 아범농장 안내판도 보이는데 그곳을 지나면 산비탈 아래로 옹기 종기 마을이 형성돼 있다. 관대리다.산을 등지고 소양호를 내려다 보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소양강이 관대리 마을에 멋진 뷰를 선사하고 있는 셈이다.

마을길 돌아가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차를 몰면 내리막길이다. 한번도 좌회전해서 내려가다가 민가가 끝나는 지점에 차를 세우면 된다.

그리고 서서 소양강을 내려다 본다.오후 나절 태양이 소양강 뒤편 산쪽에 걸쳐 있을 무렵이면 더 좋다. 햇살이 소양강에 윤슬을 만들며 영롱하게 빛나면서 마치 일출같은 광경을 연출한다.서너겹의 짙푸른 산은 덩달아 물 아래 그림자를 만든다.신선도의  그림이 따로 없다.선경을 비유하자면 이런 구도가 될듯 싶다.

시선을 낮춘다.소양강 물줄기의 모양새가 독특하다. 춘천 방향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관대쪽으로 휘어져 들어온 모습이다.관대리로 뻗어 나온 물줄기의 형상은 마치 자궁의 해부학적인 모습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상상이 가능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지리에 밝은 사람들은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고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이제 아래를 내려다 본다. 보리가 바람에 머리를 사정없이 흔들어 대며 군무처럼 휘날리고 그 밑으로 이름을 알수 없는 노란 꽃이 찬란하게 펼쳐져 있다. 꽃봉우리도 자그마한 국화과 계열같은 꽃을 다가가서 보니 그 틈새로 흰색 ,보라색등 다채로운 꽃들이 어울려 있다.화려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고 다채롭다. 공존의 강변,들판이다.더불어 하니 색채도 더 풍성하다.특별히 튀는 것도 못난 것도 없다.저마다의 모습으로 잘 어울린다.친근한 얼굴로  말을 건네는 꽃들의 눈 인사가 좋다.소양호반에 광활하게 펼쳐진 들꽃 길을 그냥 걷는다. 저 너머 쪽은 명이나물 산지로 유명한 아범농장이다. 관대리쪽 소양호의 기묘한 모양새를 따라 늘어선 들꽃의 형세도 호수만큼이나 선이 유려하다.

오른쪽 기슭에는 강태공 서넛이 낚시를 드리우면서 세월을 기다린다. 인적도 없다. 바람소리 새소리에 꽃향기와 물빛이 춤을 출 뿐이다. 인공구조물 하나 없는 자연상태 그대로다. 인위적으로 모양있게 내거나 정비하지도 않았다.무슨 안내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울퉁 불퉁 제멋대로 생긴 길을 이리 저리 걸으면 그만이다.아무 생각이 없다가 차츰 뭔가 생각하던 일의 윤곽이 머릿속에서 정열된다.비우려고 했는데 답이 나오는 듯한 순간이다. 몸도 영혼도 개운하다.

관대리 소양강변의 형상은 풍수적 길지로 평판이 있다. 일단 관대리 마을이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자리고 소양강 줄기가 관대리 물목에서 형성하고 있는 형세가 안으로 모으는 생김새라서 돈이 모이고 운이 집합하는 명당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걸 믿거나 말거나 전체 구도가 쏙 안긴 모습이다. 사실 국도에서 소양강을 바라보면 관대리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렵다. 깊숙한 골짜기에 들어 앉은 모습인데 답답하지 않고 툭 트였다.편안하다.관대리 마을에서 전체적으로 내려다 보면 황홀할 정도다. 이런 게 풍수적 명당의 평화로움인가 하는 감이 온다.

한적한 강변을 걷는 소소한 발걸음에 그런 운을 대입하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그렇지 않더라도 관대리 소양강변은 마음의 넉넉함을 준비해 줄 것이다.그냥 가면 된다. 준비할 것도 예약도 필요 없다. 드라이브 겸해서 네비게이션에 관대리를 찍고 달려가면 족하다.그래서 좋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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