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랑으로 내놓는 돌솥밥 추어탕…고성 ‘인흥골 추어탕’ 최석길의 사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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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랑으로 내놓는 돌솥밥 추어탕…고성 ‘인흥골 추어탕’ 최석길의 사랑가
  • 설악투데이
  • 승인 2023.06.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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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흥골 추어탕 최석길 부부
사진=인흥골 추어탕 최석길 부부

고성 인흥리 경로당 옆 ‘인흥골 추어탕’. 지역에서 소문난 맛집이다. 이 집의 주메뉴는 추어탕과 청국장.작은 마을에 위치한 식당이지만 점심에는 손님들이 줄을 선다.

돌솥밥이 나오는 게 특징이다.즉석에서 한 따스한 돌솥밥에 먹는 추어탕의 맛은 남다르다.고슬고슬 김이 모락 모락나는 밥을 추어탕에 한술 넣어 말아 먹고 솥밥 숭늉을 디저트식으로 먹으면 기운이 불쑥 나는 듯하다.추어탕과 솥밥은 잘 어울리는 궁합니다.

이 식당은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다.최석길씨와 다문화 출신 부인이 알콩달콩 사랑으로 내놓는 추어탕과 청국장은 그래서 더 깊은 맛이 우러난다. 요즘은 딸도 거들고 있다.

“늦장가를 가서 아들이 다음 달에 해병대 제대를 합니다. 그러니 더 열심히 일해야죠. 먼 타국에서 온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고 잘해야 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흥토박이 방앗간집 아들인 최석길 사장은 젊은 시절 객지에서 이런저런 일을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후 고향으로 돌아와 식당을 열고 새로운 삶을 다져 나가고 있다.인흥골 추어탕은 그런 배경에서 탄생했고 기반을 다졌다. 신뢰를 얻어 단골손님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저희는 점심만 합니다.아침부터 서둘러서 오후 3시 전에는 일과를 마치죠. 남은 시간 여유도 갖고 아내와 시간을 보내는 게 좋습니다.”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주방에서 솥밥을 끓이면서 비지땀을 흘리는 그의 머릿수건이 흥건하다. 그래도 그는 늘 유쾌하고 긍정적이다.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아이들에게도 더 오래 희망의 다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아들이 제대하면 이 식당을 이어받게 해도 좋지만 사회생활을 해보라고 권유할 겁니다. 세상을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죠.” 그리고 어느 날 좀더 떨어진 한적한 곳에서 정말 다 내려 놓은 생활을 영위하고 싶은 게 최석길의 작은 소망이다.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지만 꽃을 좋아하고 노래방 기기에서 셀프 노래방을 즐기는 최석길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자서전을 한권 내는 꿈을 갖고 있다.좋은 문구를 저장해두고 기억에 담아 두기도 한다. 시간을 내서 뒤늦게 배운 골프도 열심이다.

“다들 힘든 시절이지만 그래도 손님들 배려 덕에 매출도 일정수준 유지하고 다행이죠. 아내가 반찬 하나라도 한국인 입에 맞게 하려고 하는데 제 자랑은 아니지만 솜씨가 꽤 있죠. 늘 고맙죠.” 손님이 다 빠진 오후 2시 넘어서 부부는  마주 보고 앉아 늦은 점심 한술 뜬다. 그 사이 아내는 페북에 나온 인흥골 추어탕 이야기를 남편에게 보여준다.정겨운 모습이다.최석길이 힘든 주방일을 할 수 있는 힘이다. 이들 부부의 애틋함이 맛집의 원천이다.

글:김형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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