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가옥을 미니어처로 재탄생시키는 장인의 손길…신평출신 이정범회장,이제는 고향에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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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가옥을 미니어처로 재탄생시키는 장인의 손길…신평출신 이정범회장,이제는 고향에 기여하고 싶다
  • 설악투데이
  • 승인 2022.08.24 16:10
  • 조회수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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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정범의 미니어처 초가집 작품
사진=이정범의 미니어처 초가집 작품

“동네 앞 하천에 나무다리가 있었는데 꺽다리라고 했지요”

한국전통가옥협회 이정범 회장은 신평마을을 기억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원래 선대가 대목장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집을 짓는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미니어처 작업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어가고 있는 것이지요.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전통가옥 협회를 이끌면서 우리 가옥의 체계화 작업에 헌신하고 있는 이정범 회장은 고성군 신평출신이다. 천전초교 31회 졸업생.건축업을 하던 그는 우리 전통가옥에 눈을 떠 100여 종류의 한국 가옥을 전국을 돌면서 수집 체계화 했다.독보적인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니어처 작업을 통해서 전통문화의 계승및 생활문화의 교육 및 전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그는 혼을 담아서 사라져가고 잊혀져간 한국전통가옥을 복원하고 있는데  단순한 집의 복원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오래전 일인데 경동대에 창업센터를 세우고 명파리에 북한마을을 만들면 특색있는 관광상품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판단 고성군과 협의를 했으나 여의치 않았지요.”그가 그린 큰 그림은 문화나 전통이 부족한 지역에 감초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성사되지 못했고 실망감이 컸다.

여건이 미흡해지자 그는 고향을 떠나 고양시에 자리 잡았다.전통가옥 교육 및 강습을 통해서 후학을 배출하고 있고 전시장도 갖고 있다.고양 꽃 박람회등에  단골 초대되었고 호평을 받았다.특히 외국인들은 열광한다고 한다.고양시 전시장에는 350여점의 각종 전통가옥 미니어처가 전시되어 있다.실물크기의 20분의 1로 축소된 전통 초가들의 모습은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감성적으로 다가온다.콩쥐밭쥐등 다양한 테마로도 구성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아이들의 교육자료로서 인기가 많다.

그의 솜씨는 전국적으로 인정받아 중요민속자료인 경남 거창의 정온고택 ,명성황후의 피난처였던 양주의 백수현 가옥.행주산성의 충장사와 고양향교 맷돌을 가는 여인의 모습이 담긴 전통 초가 등이 미니어처로 탄생했다.놀랄만한 정교한 장인의 솜씨 덕분이고 그의 혼이 깃든 작품들이다.

이정범 명장이 전통가옥 미니어처를 시작한 것은 20년 전 전라북도 무주군 석촌면의 마지막 전통 오두막집을 본 다음부터다.이때부터 그는 전국을 돌며 보존 가치가 있는 200여 채를 선정해 그 중 120채를 미니어처로 제작했다.민초들의 생활터전이었던 초가나 너와 또는 굴피집 미니어처는 옛 건물의 폐목재로 기둥을 세우고 볏짚으로 지붕을 이어 만들었다.

그의 작품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타고난 손재주와 더불어 인공적 화학재료를 쓰지 않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들기 때문이다.친환경적일뿐더라 친근감이 좋다.“ 재료를 지역에서 나는 것들로 하기에 사실 일자리나 지역소득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꿈을 고향에 펼쳐 놓고자 하는 게 이정범의 소망이다. “전국 지자체에서 오라는데가 여러군데 있지요. 그렇지만 저는 나이가 들고 해서 이제는 고향에 가서 미니어쳐 작업을 펼치면서 뭔가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우리지역은 관광지라서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볼 수 있는 여건도 참 좋습니다.”

3천평 정도 부지면 가능하다고 하다. 3개의 테마전시관을 만들고 교육도 이어 가면서 하면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고 매우 현실성 있어 보이는 이야기다.특히 고향 강원도는 자연재료도 많기에 너무도 좋다고 한다.

이정범 회장은 이밖에도 트리하우스제작도 하고 있다. 나무에 짓는 집으로 요즘 뜨는 테마다. 숲속서 힐링도 하고 낭만도 구가하는 개성있는 집이라 할수 있다.

“신평에도 초가집 많았고 저도 거기서 살았죠. 우리지역의 마을 모습을 미니어처로 제작해서 한군데 모아두는 작업도  참 흥미있겠죠.그 속에서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면  전통도 살고 역사로 승화되면 관심이 높아지겠죠. 아파트 시대에 살기에 전통가옥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출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의 말끝에 향수가 진하게 전해 왔다.그는 미니어처 전통가옥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켜주면서 정작 자신도 ‘귀향’의 향수에 젖고 있는 셈이다.

그는 전통가옥 모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민간 자격 등록제도를 마련해서  많은 애호가들을 배출했다.전통가옥 박물관 건립을 위해 정부를 채근하면서 뛰고 있다.칠순을 바라보면서도 타고난 열정과 부지런함으로 오늘도 미래를 설계하고 협회발전에  매진하는  그는 진짜 일꾼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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