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조직개편 놓고 한미 설명 엇갈려…드론전 대비 부족도 도마
8·13 수도권 주택공급, 서울시와 충돌하면 ‘속도전’ 차질 우려
서·논술형 수능·청년보금자리론·권역별 전기료도 주요 쟁점
[시민의소리=사설돋보기] 신문들의 정치적 시각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대통령 국정지지율 하락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공통분모를 보였다.
개헌 문제에서도 1987년 체제를 손볼 필요성에는 비교적 공감하면서도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가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논란부터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안보 분야에서는 유엔군사령부 조직 개편을 둘러싼 한국 국방부와 유엔사의 엇갈린 설명이 집중 조명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급변하는 드론전 양상에 한국군이 얼마나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생에서는 정부의 8·13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 1.국정지지율 — 진보·보수 모두 “민심의 경고 가볍게 보지 말라”
오늘 사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국정지지율’이다.
한국갤럽이 14일 공개한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44%를 기록했다. 한겨레는 이를 취임 이후 최저치라며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지기 전에 여권 전체가 원인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일보은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 민심 역행 리더십의 문제다」에서 지지율 하락을 단순한 여론조사 수치가 아니라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경고로 바라봤다.
동아일보 역시 「李 지지율 데드크로스…리더십 전반 돌아보란 민심 경고음」을 통해 정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리더십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겨레는 「최저치 경신한 국정지지율, 불안해소·신뢰회복 특단대책을」에서 정부가 국민이 느끼는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정책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신문들의 정치적 입장은 달라도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지율 하락을 지지층 결집이나 야당 탓으로 돌리기보다 왜 중도층과 민생 현장의 평가가 나빠지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 2.개헌 — 4년 중·연임제보다 먼저 ‘현직 대통령 적용’ 논란 풀어야
두 번째 핵심 키워드는 개헌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 일부를 국회로 이관하고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방자치와 국민 기본권 강화도 개헌 대상으로 언급했다.
신문들은 개헌 필요성 자체보다는 현직 대통령에게 새로운 임기제가 적용될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조선일보는 「개헌 그렇게 원하면 ‘연임 안 한다’ 선언부터」에서 대통령이 직접 현직 연임 가능성을 명확하게 차단해야 개헌 논의가 정치적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제도 「李대통령 4년 중·연임제 공론화…‘현직 적용’ 논란 해소가 먼저」에서 새로운 권력구조를 논의하려면 현재 대통령의 임기 문제를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일보와 동행미디어 시대는 대통령이 임기 단축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1987년 이후 40년 가까이 이어진 헌법 체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상대적으로 무게를 뒀다.
결국 개헌의 성패는 ‘4년 중임이냐 연임이냐’보다 개헌이 특정 정치인의 임기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신뢰부터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 오늘 사설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 3.한미동맹·유엔사 — 조직 개편 하나 놓고 설명 엇갈리는 것이 더 큰 문제
안보 분야에서는 유엔군사령부의 조직 개편이 집중 조명됐다.
유엔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과 정전협정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는 조직을 개편해 이른바 ‘경비·정전집행여단’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방부와 유엔사의 설명이 서로 달라 논란이 커졌다.
조선일보은 「이제는 사실관계마저 엇갈리는 韓美 동맹」에서 동맹 당국 간 설명이 서로 다른 상황 자체가 한미 간 소통 이상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도 「이번엔 유엔사 여단 창설 두고 마찰…안보 불안 커진다」에서 지난해부터 DMZ 관할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측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DMZ 관할권 강화하려는 유엔사, 시대착오 아닌가」에서 유엔사의 권한 확대 움직임 자체에 보다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관점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국방부와 유엔사가 중요한 군사 현안을 놓고 서로 다른 설명을 계속한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어느 설명이 사실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 4.드론 전쟁 — 북한은 실전 경험 쌓는데 한국군 대비는 충분한가
또 하나의 안보 화두는 드론전이다.
국민일보은 「‘드론 실전’ 쌓는 북한, 훈련 줄어든 한국」을 통해 북한군이 실제 전쟁 경험을 축적하는 상황과 한국군의 대비태세를 비교했다.
조선일보도 「드론으로 美軍 혼쭐 낸 우크라, 北 5만명 참전, 南은 참관도 거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대전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드론을 중심으로 한 전장 경험을 북한군이 축적하는 상황을 한국군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값비싼 전차와 장갑차, 포병 중심의 기존 전쟁 개념에 값싼 무인기와 AI·전자전 기술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드론 몇 대를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탐지·재밍·요격·정찰·공격드론을 하나의 전투체계로 운용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군사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 5. 8·13 주택공급 — 정부·서울시 충돌하면 23만호도 숫자에 그칠 수 있다
민생 분야의 최대 화두는 8·13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이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서울시가 일부 개발 방식과 그린벨트 활용 등에 반대하면서 첫날부터 정책 공조 문제가 불거졌다.
경향신문은 「8·13 주택공급 대책 성패, 서울시의 협력에 달려 있다」에서 정부의 공급계획이 실제 성과를 내려면 서울시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제도 「시작부터 삐걱대는 공급 대책…서울시 협조 없이 가능하겠나」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그린벨트 활용 문제 등을 놓고 충돌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집은 정부 발표만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택지 선정과 지구 지정, 교통대책, 인허가,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정치적 책임 공방을 벌이는 순간 가장 큰 피해는 집을 기다리는 무주택 실수요자가 입게 된다.
■ 6. 청년보금자리론 — 저금리보다 중요한 것은 ‘살 만한 집인가’
한국경제는 정부의 청년미래보금자리론에 문제를 제기했다.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이 상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처음 구입할 경우 최대 80% LTV와 연 3%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非아파트’ 청년보금자리론…주거사다리 아닌 멍에 될 수도」에서 청년들의 선호와 시장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저금리 정책대출이 오히려 장기간 처분하기 어려운 주택을 떠안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책의 취지는 청년의 내 집 마련이다.
그러나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과 좋은 주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 7. 서·논술형 수능 — AI 채점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
교육 분야에서는 서·논술형 수능 도입 논의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경제는 「‘서술·논술형 수능’ 국교위도 혼란…형식적 여론 수렴 안 된다」에서 국가교육위원회 내부에서도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역시 「서·논술형 수능, 관건은 AI가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다」라고 강조했다.
두 신문의 이념적 성향은 다르지만 이 사안에서는 상당히 비슷하다.
서·논술형 시험을 도입하려면 채점의 공정성과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사교육 증가 가능성, 교사의 업무 부담 등 수많은 문제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
특히 AI 채점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교육제도의 사회적 합의를 대신할 수는 없다.
■ 8. 산업용 전기료 — 지역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사이 해법 찾아야
한국경제는 「산업용 전기료 권역별 차등…국가경쟁력 차원서 접근해야」에서 지역별 전력 생산과 소비 여건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정책을 다뤘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h당 105원에서 2025년 182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신문은 권역별 요금 차등제가 기업의 지방 투자를 촉진할 가능성은 있지만 수도권 기업의 역차별과 한국전력 재무 부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핵심은 지역 간 ‘누가 더 싸게 전기를 쓰느냐’의 싸움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력 생산지역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국가 전체 산업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정교한 요금체계가 필요하다.
■ 오늘
8월 15일 사설을 관통하는 단어는 결국 ‘신뢰’와 ‘실행’이다.
지지율 하락 문제도 국민이 정부의 국정 운영을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고, 개헌도 특정 정치인의 이해관계와 분리된 제도개혁이라는 믿음을 얻어야 움직일 수 있다.
한미동맹 역시 정부와 유엔사의 설명이 엇갈려서는 신뢰가 흔들릴 수 있고, 주택정책도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힘겨루기를 벌인다면 아무리 큰 숫자를 발표해도 실제 공급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서·논술형 수능도 마찬가지다. 제도가 아무리 이상적이어도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믿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