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율의 詩 산길(6)
왕숙천 왜가리
갈대숲 우거진 왕숙천 길 오늘도 걷는다
입춘 우수 지났건만 매서운 강바람
맑고 상쾌한 천변을 걷고 또 걷는다
오, 저것 봐라!
물속 조그만 바위에 목 길게 빼고
먹잇감 노리며 엉버티고 있는 왜가리 한 마리
순간, 행동 개시!
죽은 듯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다가
물고기 하나 잽싸게 낚아 물고 힘차게 날아오른다
사랑하는 우리 새끼들 별일 없겠지?
학수고대 기다리는 새끼들 어서 먹여야지
이 꽃샘추위에 얼마나 춥고 배고플거나
젊은 부모가 어린 자녀를 폭행, 사망, 암매장...
연일 터지는 인간사에 경종 울리는 저 녀석
왜가리 사라진 빈 하늘만 쳐다본다.
<시작 노트>
왕숙천(王宿川) 길을 걷고 있다. 꽃샘추위에 매서운 강바람이 부는데도 물속 한가운데 바위에 왜가리 한 마리 엉버티고 서 있다. 한 바퀴 돌고 왔는데도 그 자리에 그대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물속만 응시하고 있다.
순간, 독수리가 토끼를 낚아채듯 잽싸게 물고기를 낚아 물고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을 날아오른다. 어서 빨리 새끼들 먹이려는 듯이∼
요즘 뉴스를 보면 젊디젊은 부모가 어린 자녀를 방치·학대·살해·암매장 등 끔찍한 사건들을 자주 보고 듣는다. 따뜻한 모성애(母性愛)가 희박해진 거 같아 실로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인간성 회복되길 진정 소망한다.
저작권자 © 구리남양주 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