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지음 '결핍을 즐겨라' [이충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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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지음 '결핍을 즐겨라' [이충재 서평]
  • 이충재 칼럼
  • 승인 2020.01.13 16:38
  • 조회수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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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어야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결핍은 희망을 품고 있는 가능성입니다
최준영 지음 림효 그림  추수밭 발간 '결핍을 즐겨라'
최준영 지음 림효 그림 추수밭 발간 '결핍을 즐겨라'

[시민의소리=이충재 서평] 이 책은 '마음의 치유인문학'이란 부제를 달고 나온 책이다. 

 '거리의 인문학자가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마음의 치유인문학'이라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결핍의 증후군을 심각하게 경험하면서 살아가거나, 자신의 존재감을 잃고 살아가면서 동시에

타인의 갑질에 농락당하는 아픔을 실제적으로 경험하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도서라고 보면 맞다.

어쩌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 안의 작은 우주를 유영하기 위해서 날개짓하는 방법과 동기를 부여해 주는 생명을 살리는 저자의 당찬 호소라고 해도 좋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지친 이들을 향한 상담의 잔잔한 메시지라고 해도 좋다. 

아무튼 이 시대는 사람이 살아야 한다. 사람다운 사람으로의 회복이 절실하다. 이런 화두가 난무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이 가장 무서운 시대로, 사람이 가장 먼저 치유되고 회복되어야 할 대상으로 급부상하는 예기치 못한  일상적 환경이 조성되어가는 시대가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누구나가 '치유'라는 슬로건을 내걸거나 찾아 헤매보지만, 실제적으로는 이 같은 일에 쉽게 동화되거나 인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분명 넓은 바다에서 잃어버린 고무신 한 짝을 찾아 헤매는 나룻배지기의 피땀 흘리는 노동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래서 인문학자들에게 기대를 걸어보고. 종교인들에게와 교육자들에게 기대를 걸어보지만 역시 역부족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들 역시 진정한 의미의 치유가 아닌 성공학에 혈안이 된 거친 표효만이 그들을 포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다만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이 있다는 것 자체와, 그 고민을 향한 자신의 정신세계를 향한 창과 같이 약간의 틈을 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가 이미 단단하게 각질화 되어 버린지 이미 오래이다.

그러한 정신 세계의 표피를 스스로 벗어던지기에는 심신이 지나치게 나약해져 있으며, 문명의 알랑한 사탕발림에 익숙해져 있다. 저항하는 몸부림마져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 주변에서 머물러 있는 살아 있는 혹은 살아보려고 또는 공존해 보고자 가슴앓이하는 이들이 치유인문학, 시 치료 등의 지적인 노동에 뛰어 든 것이다.

이들은 참으로 외로운 싸움내지 노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 역시 심각한 죄악이 난무하는 지대에서 노동을 하면서 생계를 잇거나 인문학의 일부로써 독서를 하고, 서평을 쓰고, 시와 문학평론을 하면서 때때로 제안이 들어오면 서툴긴 하나 강의를 마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는 유행어를 퍼뜨리고들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말로만 하고 행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를 찾아 가는 지름길로서의 이 한 권의 책 읽기를 권한다.

"눈 감지 말아야 합니다. 내게 문신처럼 박힌, 내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가 있더라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한 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비어 있어야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결핍은 희망을 품고 있는 가능성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내일도 모래도 우리는 힘겨운 영적인 전투를 시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릇된 논팽이들의 밥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러한 심정으로 내일도 전투의 현장으로 출근한다. 

누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오늘도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 

그 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하루의 삶을 살 것인가?

그것이 우리의 역사가 되어야 한다.

​​

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이충재 시인/문학평론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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