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은 야생과 재배품 무엇이 좋은가? [이영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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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은 야생과 재배품 무엇이 좋은가? [이영종 칼럼]
  • 이영종 칼럼
  • 승인 2023.07.04 09:09
  • 조회수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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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명예교수 이영종

언젠가 지인이 야생 영지버섯을 구입하였다면서 나에게 품질을 감정하고 복용법을 알려 달라고 한 일이 있다. 크기가 상당히 크며 얼핏 탐스럽게 보였다.

자세하게 보니 버섯의 갓 아랫면이 흑갈색으로 변하였고 군데군데 벌레 먹은 구멍이 보였다.

채취시기가 지나도 한참 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법 큰 돈을 주고 산 사람에게 품질이 나쁘다고 할 수 없어서 복용법을 알려주고 잘 다려 먹어 보라고만 말하였다.

지인은 구입한 영지버섯의 크기가 매우 크고 야생이기 때문에 재배품보다 효능이 훨씬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야생 자연산이 재배품보다 효능이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야생 자연산이 재배품보다 우수한 경우가 많다.

굳이 산삼이나 산작약과 같은 뛰어난 약재가 아니더라도 일반 식품도 야생 자연산이 맛과 향이 뛰어나 더 비싼 가격에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야생 자연산이 재배품보다 효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한약재는 야생과 재배품의 효능이 차이나지 않는다.

 산사(山楂), 산수유(山茱萸), 오가피(五加皮) 등, 대부분의 목본식물들과 배초향(排草香), 익모초(益母草) 등, 대부분의 일년생 또는 이년생 초본식물들은 자연산과 재배품을 구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또 여러해살이 풀이라도 쑥이나 어성초(魚腥草)와 같이 지상부를 약재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자연산과 재배품을 구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이러한 약재들은 오히려 적절한 채취시기, 건조방법, 가공방법을 지켰는지가 더 중요하다.

야생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 아직 채취하여서는 안되는 시기에 채취할 수가 있어서, 오히려 적절한 시기에 채취한 재배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영지버섯과 같은 버섯 종류는 야생 자연산보다 재배품의 품질이 우수한 경우가 많다. 버섯은 균류이므로 균사체 시기와 자실체 시기로 구분되는데, 꽃송이버섯과 같이 우리가 식용 또는 약용하는 것은 대부분 자실체 시기이다.

대체로 균사체로 땅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가 생활환경이 힘들게 되면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땅위로 자실체를 만들어 매우 짧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버섯을 채취하는 것은 이처럼 자실체로 가장 싱싱할 때, 매우 짧은 적절한 시기에 채취하여야만 한다.

재배 버섯은 재배자가 관리하므로 자실체로 가장 싱싱한 적기에 수확할 수 있지만, 야생에서는 가장 싱싱한 적기에 채취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야생에서는 아무리 수확시기를 맞춘다고 해도 너무 어린 것이나 너무 늙어 버린 것이 함께 있어 품질이 균일할 수가 없다.

송이버섯처럼 작목반이 구성되어 수확시기가 되면 작목반원들이 일제히 산으로 가서 송이를 채취하더라도 이미 갓이 우산처럼 되어 버려 시기가 지난 버섯을 채취하는 경우가 많다.

채취시기가 지나 채취한 것은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값을 못받게 된다.

꽃송이버섯도 짧은 적기에는 황금빛으로 싱싱하지만, 채취시기가 조금만 지나버리면 빛깔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녹아내리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진다.

벌레먹은 영지버섯
벌레먹은 영지버섯

 또한 야생 버섯은 서식지가 대체로 습한 곳이 많아 서식 환경이 깨끗하지 못하고 벌레들이 많이 붙어있는 경우도 있다. 능이버섯과 같은 경우, 능이버섯을 채취한 후 물속에 넣어 보면 벌레가 수두룩하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배 버섯은 버섯 재배사를 깨끗하게 관리할 뿐만 아니라, 버섯 배지도 버섯에 맞추어 만들기 때문에 품질을 균일하게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영종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명예교수
이영종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명예교수

이영종 명예교수 프로필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명예교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천연물의약품산업발전협의체 위원
보건복지부 한약재수급조절위원회 위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한의학박사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 역임
대한본초학회 회장 역임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한의사시험위원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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