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리의 청년들

대규모 시위에 1200명 체포···“마크롱, 청년 세대와 관계 파국”

2026-10-18     전국시민의소리
일러스트/ailulu

[시민의소리=사설]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불탄 차량과 깨진 상점 유리창이 세계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시간 10월 17일 생활비 부담과 교육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 도중 일부 지역에서 폭력과 약탈이 발생했다.

AP통신은 18일 당국 발표를 인용해 프랑스 전역에서 최소 1,800명, 파리 수도권에서 855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시 집계이며, 체포 자체가 개개인의 범죄나 유죄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사태에서는 시민들의 요구와 폭력 행위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

르몽드는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움직임에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과 노동조합 등이 합류했다고 전했다.

서로 다른 처지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온 배경에는 각자의 생활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다.

일부 인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평화롭게 의견을 밝힌 시민들의 요구까지 지워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부터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로뉴스는 교사 부재, 과밀학급, 낡은 시설 등을 학생 시위의 주요 배경으로 보도했다.

교육환경 개선은 학생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학교별 실태를 확인하고 무엇을 언제까지 개선할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그 이유와 대안을 설명하는 것이 책임 있는 대응이다.

생활비 부담도 중요한 요구로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학교 여건과 교사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불평등, 공공지출 삭감, 생활비 상승에 대한 반발과 결합했다고 전했다.

시민에게 경제는 매일의 식비와 교통비, 주거비로 다가온다.

정부가 경제 안정을 말하더라도 생활에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기 어렵다. 평균적인 지표와 계층별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

물론 재정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요구를 지출 확대로 해결할 수 없으며, 미래 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넘기는 방식도 지속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예산의 우선순위와 부담 배분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보호할 것인지, 취약한 시민에게 미칠 충격은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시민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정책 집행에 필요한 기본 절차다.

동시에 방화와 약탈에는 분명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르몽드는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과 주변 거리의 상점들이 심각한 파손과 약탈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피해 상인 역시 생업을 지켜야 할 시민이다.

불법행위의 책임은 증거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별적으로 가려야 한다.

특정 집단 전체를 범죄자로 취급해서도, 사회적 불만을 이유로 이웃의 재산을 해치는 행위를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

공권력의 대응 역시 검증받아야 한다.

유로뉴스는 앞선 학생 시위 과정에서 제기된 경찰 대응 관련 의혹에 대해 36건의 조사가 개시됐다고 전했다.

조사 개시가 위법행위의 확인을 뜻하지는 않는다.

필요한 것은 독립적이고 충실한 조사다.

경찰은 시민과 현장 인력의 안전을 지키면서 법을 집행해야 하며, 과잉 대응 의혹이 제기되면 사실관계를 밝혀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당장의 피해 복구도 서둘러야 한다.

파리시는 18일 청소 인력 약 1,000명을 투입하고 피해 상인을 지원할 긴급 창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민들도 거리 정리에 동참했다.

피해 확인과 보험 처리, 행정 절차, 영업 재개 지원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어져야 한다.

피해를 입은 상인이 복잡한 절차 때문에 회복 기회를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프랑스 정치권은 질서 회복과 시민의 요구에 대한 응답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폭력의 책임을 밝히는 일과 교육·생활비 문제의 해법을 찾는 일은 병행할 수 있다.

학생과 교사, 노동자와 상인의 의견을 듣고 실행 일정과 점검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대화를 열었다는 발표보다 약속한 조치가 실제로 이행되는지가 중요하다.

지금 파리에 필요한 것은 안전한 거리와 예측할 수 있는 일상이다.

시민은 평화롭게 의견을 밝히고, 상인은 안심하고 일하며, 학생은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책임은 거리의 불길을 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피해를 복구하고 갈등의 원인을 살피며, 시민이 확인할 수 있는 변화로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