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펭귄 서식지 비극, 14년새 63% 사라져

기후변화로 먹이 '크릴' 남하…턱끈펭귄 개체수 급감 반면 마카로니 펭귄은 급증…엇갈린 운명

2026-10-08     전국시민의소리
AI

한때 세계 최대 펭귄 서식지로 불렸던 남극 인근 섬에서 턱끈펭귄 개체수가 14년 만에 3분의 2 가까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남극연구소(BAS) 연구팀은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남극 대륙 북쪽 자보도프스키섬의 턱끈펭귄 둥지 수가 2011년 대비 2025년 63% 감소한 것으로 항공 조사 결과 확인됐다.

연구팀은 개체수 급감의 주된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먹이 부족을 꼽았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턱끈펭귄의 주식인 크릴이 수온이 더 낮은 남쪽으로 이동했지만, 펭귄들은 번식을 위한 섬이 부족해 이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먼 랫클리프 영국 남극연구소 교수는 "턱끈펭귄은 특정 먹이에 의존하는 식성을 가져 특히 취약했다"며 "먹이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따라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활화산 분출이나 혹등고래와의 먹이 경쟁 등 다른 가능성도 검토했다. 하지만 2016년 화산 폭발 이전부터 개체수 감소가 꾸준히 이어진 점 등을 들어 기후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반면 같은 섬에 서식하는 마카로니 펭귄의 개체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 대조를 이뤘다. 연구팀은 마카로니 펭귄이 크릴 외에 생선 등 다양한 먹이를 먹는 유연한 식성 덕분에 환경 변화에 적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랫클리프 교수는 "남극의 단일 지역에서 관찰된 군집 구성의 가장 큰 변화"라며 "남극의 급격한 온난화가 독특하고 민감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추가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로 자보도프스키섬은 '세계 최대 펭귄 서식지'라는 타이틀을 잃게 됐다. 연구팀은 현재 세계 최대 펭귄 서식지는 남극 대륙 반대편 로스해의 아데어곶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