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고용 한파, 구조적 해법 없이는 끝이 없다
[시민의소리=사설] 최근 한 27세 청년은 2년째 구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부모와 함께 살며 괜찮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서류조차 통과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2024년 졸업한 반 동기 중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사례로, 지난 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는 66개 기업과 2000여 명의 구직자가 모였다.
현장 면접과 상담이 이뤄졌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안정적 일자리로 이어지는 사례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4000명 늘어난 2915만1000명을 기록했다.
15~64세 고용률은 70.4%로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그러나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4만3000명 감소하며 46개월 연속 줄었다.
청년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 하락해 28개월째 내림세이고, 실업률은 5.4%로 2022년 8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경제활동참가율도 46.6%로 떨어졌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중 29세 이하 역시 4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고용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청년 일자리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60세 이상과 50대 취업자가 증가하는 동안 청년층, 특히 20대는 정보통신업, 제조업 등에서 일자리가 줄었다.
기업들이 경력직 중심 수시채용을 선호하고, AI 등 기술 변화에 노출된 업종에서 신입 진입 장벽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관련 연구에서도 최근 몇 년간 청년 일자리 감소의 상당 부분이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고 지적된 바 있다.
첫 유급 일자리를 얻기까지 평균 11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통계도 청년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보여준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인구 감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기업은 즉시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인력을 원하고, 청년은 양질의 첫 직장을 찾지만 기회가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졸업 유예, 장기 미취업, ‘쉬었음’ 인구의 변화 등 부작용이 이어진다.
‘쉬었음’ 청년 수가 최근 감소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나, 이것이 바로 취업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해결책은 단기 지원을 넘어선 노동시장 유연화와 신입 일자리 창출에 있다.
중견·중소기업의 청년 채용을 실질적으로 늘리는 인센티브, 직무 중심의 교육·훈련 연계, AI 시대에 맞는 역량 개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공공 부문 채용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신입을 키우는 문화를 회복하고, 청년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진입로를 넓혀야 한다.
청년 고용 한파는 개인 차원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문제다.
통계가 말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세대 간 일자리를 나누는 구조 개혁을 미뤄서는 안 된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한파는 더 길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