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우화(15)] 회의만 여는 재상

책임을 피하기 위한 회의는 지혜가 아니라 시간 낭비다

2026-09-06     전국시민의소리 기자

어느 나라에 회의를 무척 좋아하는 재상이 있었다.

가뭄이 들자 농부들은 물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재상은 전문가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첫 번째 회의에서는 원인을 분석했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대책을 논의했다.

세 번째 회의에서는 지난 회의의 문제점을 검토했다.

네 번째 회의에서는 새로운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그 사이 논은 갈라지고 곡식은 말라갔다.

어느 농부가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회의록이 아니라 물입니다.”

 

마키아벨리는 정치에서 결과를 중요하게 보았다.

충분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결정을 피하기 위해 회의를 이용하면 책임만 희석될 뿐이다.

지도자가 조심해야 할 것은 성급한 결정만이 아니다.

아무 결정도 하지 않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치 역시 위험하다.

정치는 말의 숫자가 아니라 해결된 문제의 숫자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