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향만리善香萬里①》 길 위에 놓인 3000만 원

선한 마음은 작아 보여도 멀리 간다.

2026-07-24     칼럼니스트 이덕보
칼럼니스트

[시민의소리=칼럼니스트 이덕보]  7월 10일 오전, 구리시 인창동의 한 과일가게 앞길에 수표뭉치가 떨어져 있었다.

1000만 원권 두 장과 100만 원권 열 장, 모두 3000만 원이었다.

그 길을 지나던 한 남성이 걸음을 멈추었다. 주변에는 주인도 없었고, 수표가 왜 그곳에 떨어졌는지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누구에게서 온 돈인지, 누가 잃어버렸는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복잡한 계산보다 먼저 움직였다.

‘누군가 잃어버린 돈이구나. 돌려줘야 한다.’

그는 거액의 수표를 뜻밖의 행운으로 여기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걱정으로 바라보았다. 수표를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놀라고 애태우고 있을지를 먼저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 선한 마음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곳에서 남의 것을 남의 것으로 지켜주는 마음, 가질 수 있어도 손을 거두는 마음,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불안을 헤아리는 마음이 바로 선함이다.

우리는 때때로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익보다 옳은 일을 먼저 생각하고, 칭찬받지 않아도 양심이 가리키는 길을 조용히 걷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붙들고 있다.

수표의 주인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7월 10일 구리시 인창동의 길 위에서는 귀한 마음 하나가 분명히 발견되었다.

3000만 원보다 더 값진 것은 남의 아픔을 먼저 생각한 한 시민의 선한 마음이었다.

이름 없이 피어난 그 마음의 향기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기를 바란다.

선한 마음은 작아 보여도 멀리 간다.

일러스트/ailu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