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졸업해도 취업 못 하는 48만 명, 우리 자녀들의 미래는?

20대 17만9천 명·30대 13만 명…청년 실업이 노후 걱정으로 번진다

2026-07-19     전국시민의소리
일러스트/ailulu

[시민의소리=사설] 올해 2분기 대학을 졸업한 실업자가 48만1천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9천명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1년 2분기 52만1천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대졸 이상 실업률도 3.0%로 전년 동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더 무거운 대목은 대졸 실업이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대 대졸 실업자는 17만9천명, 30대는 13만명으로 두 연령대를 합하면 30만9천명이다.

전체 대졸 실업자의 64.2%를 차지한다. 특히 20대 대졸 실업률은 8.3%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높아져 2021년 이후 같은 분기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대 실업률 역시 2.9%로 0.6%포인트 상승했다. 

대졸 인구 자체가 늘었기 때문에 실업자 수도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대학 졸업자가 많아진 결과로만 설명하기에는 실업률까지 함께 올랐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2분기 전체 실업자는 전년보다 1만1천명 증가했는데, 대졸 이상 실업자는 오히려 3만9천명 늘었다.

고용시장의 충격이 고학력 구직자에게 더 강하게 전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첫 일자리의 문이 닫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실업자는 5만6천명으로 7천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대가 4만8천명에 달한다.

기업이 공개채용을 줄이고 수시·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면서 청년은 “경력이 있어야 취업할 수 있고, 취업해야 경력을 얻을 수 있는” 모순에 갇혔다.

인공지능 확산도 청년 고용에 새로운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이 AI를 활용해 자료 조사와 문서 작성, 회계·법률 보조, 고객 상담 등 초급 업무를 자동화하면 과거 신입사원이 맡았던 직무부터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청년 실업을 모두 AI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경기 불확실성, 기업의 투자 위축, 산업과 대학 교육의 불일치,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복지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도 단기 인턴과 교육비 지원을 반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첫째,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일정 기간 교육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지원금은 채용 인원보다 고용 유지 기간과 직무 숙련도 향상에 연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학 교육을 기업 현장의 직무와 연결해야 한다.

졸업 후 다시 사설 교육기관에서 취업 준비를 시작하는 구조는 사회적으로도 큰 낭비다.

대학·지방자치단체·기업이 공동으로 현장형 교육과 채용 연계 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셋째,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기술에 머물지 않고 청년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돌봄, 보건, 기후·에너지, 지역서비스와 같은 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초급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신입을 뽑지 않으면 몇 년 뒤에는 숙련된 중간 인력도 사라진다. 이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의 문제다.

청년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말하는 것은 가장 쉬운 처방이다.

그러나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계약, 성장 가능성이 없는 일자리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 고용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청년이 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출발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다.

대학 졸업장이 반드시 취업을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랜 교육과 준비를 마친 청년에게 첫 기회조차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는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

대졸 실업자 48만1천명은 개인의 실패를 합산한 숫자가 아니다.

청년을 길러 놓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경고음이다. 정부와 기업, 대학은 청년에게 경력을 요구하기 전에 경력을 시작할 문부터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