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도 예외는 아니었다"…'총리 출신' 대권 도전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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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도 예외는 아니었다"…'총리 출신' 대권 도전 잔혹사
  • 시민의소리 디지탈뉴스팀
  • 승인 2021.10.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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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20대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2021.10.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한때 지지율 40%를 넘나들었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총리 출신은 대권을 이루기 힘들다는 정치권의 '징크스'를 비껴가지는 못했다. 대통령제 아래에서 총리가 자신만의 성과와 정체성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14일 오후 1시30분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캠프 관계자들을 위로하고, 언론에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전날(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선 결과를 인정하고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건넨 뒤 이어지는 행보다.

이 전 대표는 마지막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62%를 득표하는 등 누적 득표율 39.14%로 이재명 후보(50.29%)와 결선 투표 문턱까지 갔지만 고배를 마셨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총리 출신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는 '총리 징크스'를 깨지 못한 것이다. 이 전 대표에 이어 문재인 정부 2대 총리를 지낸 정세균 전 총리 역시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저조한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총리 징크스'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영원한 2인자' 고(故) 김종필 전 총리다. 김 전 총리는 고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3김시대'를 이끈 지도자였으나 대통령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1971년부터 1975년까지 박정희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고, 군부 시절 미국에 머물다가 귀국한 뒤 1987년 '신민주공화당' 총재로 1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15대 총선에서는 내각제 개헌을 조건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DJP연합'을 결성해 국무총리에 올랐지만, 내각제 개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결별했다.

이회창 전 총리는 총리 출신 중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인물로 꼽힌다. 대법관·감사원장을 거쳐 김영삼 정부에서 총리를 지내면서 대통령과 대립해 '대쪽'으로 불리며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 이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붙었지만 모두 약 2%포인트(p) 차이로 패배했다. 17대 대선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득표율 3위에 그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고건 전 총리도 한때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했지만 대선 출마를 포기했고, 이명박 정부의 정운찬 전 총리도 한때 유력 후보로 부상했지만 뜻을 펼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황교안 전 총리 역시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총리 출신 대권 주자들이 현직 대통령의 그림자를 지우기 어렵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총리는 정권의 이미지가 겹쳐진다"면서 "정권의 인기가 떨어지면 총리도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례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해 총선 직후 70%에 다다랐을 때,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고점을 찍었고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정국 이슈로 부상하면서 문 대통령과 지지율 동반 하락세를 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총리가 가진 몇 가지 양면의 칼이 있다"면서 "하나는 총리를 하면서 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자기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지만 정치영역과 행정영역은 다르다. 대통령 밑에서 총리는 의전총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무총리는 헌법상 내각을 통할하고, 국무위원을 제청할 수 있지만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특성상 실제 권한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대통령과 특수관계였던 김종필·이해찬 전 총리 정도만 '실세 총리'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 교수는 "총리에게는 자기 정체성이 부족하다"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라는 인식 때문에 매력적이지 못하고, 자기 브랜드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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