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루 300인분 밥…후임 생각에 눈물" 전역 취사병의 편지
상태바
"혼자 하루 300인분 밥…후임 생각에 눈물" 전역 취사병의 편지
  • 시민의소리 디지탈뉴스팀
  • 승인 2021.05.31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경기도 양주시 72사단 202여단을 방문해 장병들과 식사를 위해 배식을 받고 있다.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육군훈련소(논산훈련소) 취사병의 애환이 담긴 편지가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번에는 갖 전역한 논산훈련소 취사병이 후임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취사병의 편지'를 또 보내왔다.

31일 군 제보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육군훈련소 모 연대에서 취사병으로 생활하다 며칠전 조기전역한 군인"이라는 B씨의 편지가 소개됐다.

◇ 논산훈련소 10명 안팎의 취사병, 새벽 3시반부터 많으면 3000명분 밥을

B씨는 "부실급식 논란으로 더욱 고생하는 동기들과 후임들을 위해, 또 다른 취사병들, 더 나아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고생하시는 모든 군인들을 위해서 이 글을 적는다"며 결코 불평을 늘어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개선책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편지를 썼다고 했다.

B씨는 "육군훈련소 취사병들은 많을 때는 3000인분, 적으면 1000명분, 평균 2000명분의 밥을 새벽부터 짓는다"며 "아침은 새벽 3:30-06:30, 점심은 9:30-12, 저녁은 오후 2:30-5:30사이에 조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밥하는 그 외의 시간의 경우 월, 수, 금은 조리를 위한 재료와 증후식류를 가지러, 화요일은 쌀, 목요일은 장류와 조미료들을 가지러 보급대로 간다"며 잠시도 쉴 틈이 없다고 했다.

◇ 4주동안 10명이 3000명분을…주말도 반납, 6개월간 50일 더 일하지만 휴가는 2박3일

B씨는 "육군 조리병은 평균 1명당 75인분을 맡고 있지만 육군훈련소 조리병 21명이 3000인분을 하도록 돼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휴가 후 격리와 조기전역, 부상자들이 있는 관계로 저희 연대는 지난 달 총원 14명 중 10명이 4주동안 3000인분, 1인당 300인분의 밥을 했다"고 살인적인 근무량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B씨는 "거의 매일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일하는 등 주말 근무만 합쳐도 6개월간 50일은 더 일하고 있지만 다른 보직에 비해 더 받는 보상은 6개월에 휴가 2박3일이 전부다"고 지적했다.

이런 까닭에 "조리병은 선호보직이 아니다"고 했다.

◇ 취사병들 각종 병 달고 살아…남은 동기 생각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해외파병

B씨는 "허리 디스크를 얻은 동기는 밤마다 테니스공을 허리쪽에 대고 잠을 설쳤고, 어떤 이는 고막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취사병 부족으로 민폐가 될까봐 몇개월만에 병원에 갔다가 좀만 일찍 왔으면 치료가 가능했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후임 3명 중 한 명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파병을 가는데도 남은 동기들을 향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며 취사병 모두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B씨는 "우리 취사병들은 항상 훈련병들을 공평하게 먹일까 고민하고 식지 않은 반찬을 내보내려 노력하고, 간을 볼 때도 10개 솥의 맛이 다 적절한지 확인하고 서로 간을 봐주어 여러사람의 입맛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관리관과 민간조리원분들, 간부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급식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조리병들의 수고를 덜을 수 있을까 고민하시던 분들이었다"며 "9명이 3000인분을 4주 동안 할 때는 번갈아 주말에도, 새벽 4시에도 출근해 주셨다"며 정말 고마운 분들이라고 했다.

◇ 부실급식 보도 후 예산 미리 당겨 고기반찬 등 반찬 수 늘려…취사병만 죽을 맛

B씨는 "이런 저희의 노력이 언론의 부실급식보도와 함께 한순간에 다 사라져버렸다"며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A씨는 "육군훈련소가 낸 6월달 조치를 보면 조식에 고기반찬위주의 메인찬 2개 편성과 특별식 1찬 편성으로 총 5-6찬 구성, 매 끼니 고기반찬위주의 편성이다"며 "이는 7, 8월달 예산을 끌어다 쓰는 보여주기식 조치, 민원대처용 조치일 뿐이다"고 쓴소리 했다.

◇ 취사병 늘려달라…민간조리원 충원은 실질적 대책 못 돼, 새벽 3시에 누가

늘어나는 반찬 준비로 인해 "조리병 전원이 새벽 3시에 출근하고 근로취침을 하지 못한채 부식, 장류, 쌀, 증후식 수령의 극한 노동에 시달릴 것"이라며 "제발 취사병 편제를, 휴가를 늘려 달라"고 청했다.

B씨는 해결책 중 하나로 민간조리원 40% 증가 편성도 내 놓았지만 "민간조리원들이 새벽 3시에 출근해 지름 1.6m짜리 조리솥 10개 양의 볶기에는 실질적으로 제한이 있을 것"이라며 "부실급식을 해결하는 가장 적절한 해결책은 조리병 편제를 늘려주시는 것"임을 거듭 요청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