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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리남양주 시민의소리
  • 승인 2021.01.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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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쓰잘데기 하나 없는
생략에 목숨 거는 시인의 혀부터

[시민의소리디지털팀]

시인 정종배   시집 해찰 외5

 

                        혀  정종배

골짜기 물소리가 얼었다

가끔씩 사람도 얼었으면 좋겠다

특히 혀가 얼어붙길 빌어본다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시베리아 저리 가라 차가운데

지금까지 한 분도 얼지 않은

대한민국 참 뜨거운 나라다

새벽까지 쓰잘데기 하나 없는

생략에 목숨 거는 시인의 혀부터

급속 냉동 처리하면

거짓말도 두 귀에 쏙쏙 박혀 따뜻하고

거친 욕도 말씀으로 와닿지 않을까

 

꽃샘추위   /    정종배  

멧돼지 효자손 소나무 밑동이

손을 놓고 휴식을 취한 지 꽤 되지 싶다

어제 오전 내린 비가 겨울비인가 봄비인가

나무들이 헷갈리지 않았을까

소나무 송진이 흘러내린다

꽃샘추위 닥치면 물관이 터지고말 것이다

사는 건 사람이나 나무나 다르지 않아서

자꾸만 발길이 숲길로 앞서 간다

날씨가 풀렸다고 성급하게 굴다가는 당한다

진득하니 끝까지 겸손하게 봄비를 기다리자

 

정종배 시인 시집   해찰 외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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