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선물 농수산물 20만원까지…'고무줄' 비판에 "진짜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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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선물 농수산물 20만원까지…'고무줄' 비판에 "진짜 마지막"
  • 시민의소리 디지탈뉴스팀
  • 승인 2021.01.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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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설 명절 선물가액 관련 긴급 전원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국민권익위는 설 명절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가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결정했다. 2021.1.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15일 이번 설 명절 기간에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이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 선물 가액 범위를 20만원까지 상향하기로 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 종사자들의 요청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공직자의 금품수수를 방지한다는 법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원위원회를 열고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 선물 가액 범위를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시행령 적용 기한은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다. 권익위는 19일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이 의결되고 공포된 후 즉시 시행되도록 관계부처와 협조할 계획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농축수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농식품부·해수부 등 관계 장관과 유관단체, 국회까지 상향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이미 권익위는 지난해 추석에도 같은 이유로 농수산 선물가액 범위를 20만원으로 한시 상향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전원위원회는 잦은 개정으로 청탁금지법이 흔들리면 잘못된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예외적으로 한 차례 조정할 뿐 추가 조정은 불가하다는 것을 전제로 의결했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는 시행령 개정을 두고 찬반 의견이 치열하게 대립했다. 특히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선물 한도가 한시적으로나마 상향조정된다면, 지친 농어민들에게 소중한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한 만큼, 정부 몫의 상임위원들은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반면 시민사회단체 출신이 주를 이루는 비상임위원들은 법적 안정성과 정책 신뢰성 훼손을 우려하면서 시행령 개정보다 유통구조 개선 등 제도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맞섰다.

결국 위원회는 전원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위원 개개인의 의견을 물은 결과 선물가액을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권익위 스스로 세운 원칙을 뒤집은 셈이다.

특히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은 공직자와 언론인, 사립학교법인 임직원 등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인한 농어업인들의 매출 증대 효과도 제한적이다. 사기업 근로자나 자영업자 등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선물가액의 제한 자체가 없다.

이에 권익위의 결정이 보도된 뒤 '무슨 법이 고무줄이네, 공직자들만 살판났네', '정부 원칙이 이리 고무줄 같으니 정부 신뢰도가 최악'이라는 비판 의견이 줄을 이었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재난 상황이 다시 일어난다면 또 시행령 개정을 반복해 청탁금지법이 '누더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권익위 관계자는 "비판 의견이 많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한 선물가액 범위를 상향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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