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가서 '이름 빼고 전화번호만' 적는다…왜 이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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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가서 '이름 빼고 전화번호만' 적는다…왜 이제서야
  • 시민의소리 디지탈뉴스팀
  • 승인 2020.09.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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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내 빵집 입구에 사라진 시식빵 대신 올려진 상품구매 시 필요한 수기출입명부./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8개월째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동선 공개부터 2차원 바코드(QR코드)까지 개인정보 화두도 꺼질 줄 모르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과 전국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보호위)가 '종이 명부에 이름을 제외하고' 적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민들 사이에선 '지금이라도 다행'이라는 반응과 맞물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거 아니냐'는 반발도 일고 있다.

12일 보호위의 '코로나19 방역 관련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에 따르면 앞으로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해 수기명부를 작성할 때 이름은 제외하고 역학조사에 필요한 휴대전화 번호와 시·군·구만 적으면 된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고 테이크 아웃을 할 경우 수기명부 작성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보호위는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코로나19 명부 작성 피해자입니다'란 제목의 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글을 올린 여성은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문자를 받았다. 이 남성은 '코로나 명부를 보고 연락드립니다. 이것도 인연이에요'라며 해당 여성의 이름을 문자 메시지로 작성해 보냈다. 결국 이 여성은 방송 제보를 통해 문제를 알렸다.

보호위는 이르면 이달 중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 수기 명부에서 방문자 이름을 빼고 휴대전화 번호와 대략적인 주소만 적는 방안을 시행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33)는 "코로나19 사태가 당장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수칙도 시간이 지날수록 촘촘해지는 것 같다"며 "2.5단계가 끝나도 당분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질 텐데 잘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27·여)는 "웬만하면 QR코드를 쓰고 있지만 수기로만 작성하는 곳에선 찝찝했던 게 사실"이라며 "처음부터 이런 우려는 정부에서도 충분히 했을 텐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김씨의 말처럼 QR코드 기반 출입명부는 모든 정보가 암호화돼 비교적 보안성이 높고 이용자 정보와 방문 정보는 생성 4주 후 자동 파기되고 있다.

반면 수기 출입명부는 이름이나 전화번호란을 포스트잇으로 가리는 등 별도 잠금장치가 부족하고 파쇄기가 없는 업소도 많아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컸다.

이에 보호위는 개인정보 수집 최소화를 위해 성명을 제외하기로 했고 아울러 QR코드 사용에 제약이 있는 고령층 등 정보 취약계층을 위해 전화만 걸면 방문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발신자 전화번호 출입 관리 방식'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호위가 조금 더 빨리 이런 대책을 수립하지 못했냐는 비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최모씨(45·여)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2단계가 다 끝나는 마당에 이제 와서 기한도 명확하지 않은 대책을 내놓은 게 아쉽다"며 "이미 쓴 내 정보가 어떻게 악용될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선 대책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30)는 "개인정보 악용 사례가 빗발치면서 손님들이 수기 명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사례가 늘 것 같다"며 "안 그래도 손님 한 분 한 분을 붙잡고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이에 대한 방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종인 보호위원장은 "방역과정에서 꼭 필요한 개인정보만 처리되고,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도록 지속해서 점검하겠다"며 "보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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