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구덩이에 속 풀꽃 [구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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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구덩이에 속 풀꽃 [구지 칼럼]
  • 구지 칼럼
  • 승인 2020.09.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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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을 만나려면
바짓가랭이에 물훍을 묻혔야 하오
신의 정원은 
오늘 어긋버긋하지 않아요 

 

<물 구덩이에 속 풀꽃>

1.
신의 정원 풀밭은
아직 장화를 신어야 하오

옛날 내가 살던
고향 마을은 이씨가 모여 살아
이촌말이라고 했소 

논과 내가 마을을 가로질러
메기가 하품만 해도 질척거려 
진촌말이라 불렀지요

마누라 없이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산다 했지요

신의정원 풀밭이
딱 그 모습이지요.

풀밭은
긴장마 두 차례 태풍비로
마를 날이 없었소

그속에 고개를 쳐들고
2세 만들기 위한 몸부림 

여느 해보다 
듬뿍 제멋대로 피었소

2.
길섶도 자빠지고 눕고
잡초의 원조 사초 사이에서
끊질긴 투쟁을 하고 있소

풀꽃들이 
하늘에 바다에
육두문자를 던지고 있소

살아남기 위한 처절함이요
풀밭에 길섶에 
지리멸렬이 아닌 
자유분방을 택한 풀꽃들이 
나그네의 발목을 잡고 있소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보여 주지 않는 
뻣뻣함도 녀석들의 매력이요

녀석들을 만나려면
바짓가랭이에 물훍을 묻혔야 하오

신의 정원은 
오늘 어긋버긋하지 않아요 

<구지>
*옛날 눈두렁 축구가 있었지요.
*해동이 되면 언땅이 녹아 질척대는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나면 온몸이 진흙덩이 였지요.
*잔디와 풀밭을 조금만 헛디뎌도 발목까지 빠집니다.
*11년간 여기에 머물면서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여름꽃 구경도 어려움이 컸지요
*이 물구덩이 속에 핀 숲의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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