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 장자호수생태공원 [구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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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 장자호수생태공원 [구지 칼럼]
  • 구지 칼럼
  • 승인 2020.06.09 16:04
  • 조회수 1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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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옛날 이야기 
 
애들아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
심술은 놀부 빰치고
돈벌이는 봉이 김선달이 울고갈
부자 장자가 살았단다
어느 날
탁발승이 이 집을 찾아와
염불을 했단다 
 


-장자: 누가 허락도 없이 남의 집앞에서 염불을 하고 있는가. 무엇보다 귀한 낮잠을 깼으니 이를 어찌 할 것인가.


-탁발승:  소승은 앞산 불당골 암자에서 왔소이다. 어린 행자가 빈대를 잡는다고 불을 놓아 절집이 다 탔소이다. 절을 새로 짓기에 나으리께 시주를 부탁하러 왔소이다. 나무아비타불...또로로 똑 관세음보살...또로 또로 똑똑


-장자 :  뭣이라. 네 놈이 게을러 빈대를 키우고, 제자를 잘 못키워 절간에 불이 난 것을 내가 왜 시주를 하는가


-탁발승: 보시는 후세를 위한 것이니, 마다말고 공양 시주하소서...또로로 똑


-장자:  네 놈은 목탁 두어번 두두리고 염불 몇 마디 하면 쌀이 생기고 돈이 생기지만 나는 삼백 예순 날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쌀 몇톨이 생긴다.  마당쇠야 이 땡추에게 깨진 바가지에 쇠똥 한 바가지 퍼서 주어라.


-마당쇠:  스님 제가 뭐랬어요. 삶은 호박에 바늘...


-장자:  마당쇠 네 이놈 뭔 사설을 길게 하느냐. 이리 어서 쇠똥이나 한됫박 주어보내라. 저 놈이 깬 낮잠이나 마저 자련다. 에헴 
 
마당쇠는 서릿발같은 장자의 일갈에 쇠똥을 담은 바가지를 전했다. 이때 이 광경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으니...하나밖에 없는 며느리였다. 
 
-탁발승: 성불하소서. 나무아비타불...또로 또로 똑똑


-마당쇠: 스님, 작대기 찜질 당하지 않은 것 만으로 다행인 줄 아시오. 이거 어여 들고 가시요. 험한 꼴 더 당하지 마시고...어여 가세요. 어여... 
 
애들아
탁발승은 말 없이
쇠똥바가지를 들고 유유히 떠났단다
이때 쪽문이 열리고 탁발승을 부르는
고운 소리가 들렸지 
 
-며느리: 스님 이쪽으로 오시어요. 저의 시아버님이 성질은 고약하여도 원래 심성은 좋은 분니다. 제게 몰래 불러 이것과 바꾸어 시주하라 하셨습니다.


-탁발승: 아씨께서는 참, 고운 심성을 지니셨습니다.  
 
애들아
그 탁발승은 며느리에게 천기를 누설하며
다음과 같이 당부를 했단다. 
 


-탁발승:  모날 모시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몹시 비가 내릴겁니다. 가마솥에 물이 솟기 시작하면 아기씨를 업고 저 앞산을 향해 뛰십시요. 절대로 산을 넘기전에 뒤를 돌아봐서는 아니됩니다. 꼭 명심하십시요. 아미타불 관세음보살...또로 또로 똑똑  
 


애들아
그렇게 몆날이 지나고 모날 모시가 되자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고
천지를 불사를 듯 번개가 치고
칠흑캍은 비가 내렸단다. 
 


며느리는 밥을 하려고 가마솥을 열자
키만큼 물이 솟아 났단다.
며느리는 탁발승이 당부한대로
아기를 둘러 업고 산을 향해 뛰었단다
어느새 집과 마을은 물에 잠기기 시작했지 
 


며느리가 산마루를 넘으려는 순간..
그때 등뒤에서 식구들의
외침이 들렸던거야
며느리는 시부모와 지아비의
간절한 외침에 뒤를 돌아보고 말았단다
아차... 
 


애들아
며느리가 넘으려던
산은 아차산이 되었고
부잣집과 마을은 장자못이 되었단다
부엌은 가마늪
우물가는 빨래늪
사랑채는 수늪
안채는 암늪
그리고 뱀늪, 메밀늪 등 여러 개의
늪으로 변했단다. 
 


애들아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특히 구리시의 대표적인 옛날 이야기지
빈대절이야기도 한다리 마을 산속에 있던 절이야
불당골은 빈대절이 있었던 곳이란다 
 

장자호수 생태공원
장자호수 생태공원

2. 지금 이야기 
 
고약한 시아버지와 착한 며느리의
심성을 이야기한 장자못은
이승만 대통령이 가끔 찾던 낚시터이기도 해
또 목가적인 소설을 쓴 오영수 소설가
<장자늪> <수련>의 무대였단다. 
 


장자못은 자연저수지로
농사일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
내가 어렸을 때는
수로에서 물고기도 잡고
마름이란 물속 열매도 따 쪄먹기도 했지 
 


도시화가 되면서
이곳은 썩은 늪이 되었어
그리던 것을 인공호수처럼 개발을 한거야
처음에는 구리상록회라는 단체에서
시민의 숲으로 만들었지
그후 여러 단체들이
구역을 나누어 정원을 가꾸었지
그리고 세 차례에 걸쳐 확장해서
지금의 모습이 된거야 
 


선행교는 착한 며느리를
장자교는 전설을 담고 있는거야

 


<龜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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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2020-06-12 16:12:11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