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벼랑끝]손님 끊기고 은행 빚 떠안고…소상공인의 한숨
상태바
[코로나 벼랑끝]손님 끊기고 은행 빚 떠안고…소상공인의 한숨
  • 시민의소리 디지탈뉴스팀
  • 승인 2020.05.06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체 가게 중 3분의 2는 문을 닫은 종각역 지하상가. 

(디지털뉴스팀) 3일 오후 5시 서울 종각역 지하상가. 한창 영업을 할 시간이었지만 옷 가게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은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잡화점 사장 김모씨(64)는 "낮 1시에 가게를 열어놓고 지금까지 첫 손님도 받지 못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니 그냥 문을 닫고 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의 말대로 상가 복도에 사람이라곤 1호선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하는 이들뿐이었다. 주변 상인들은 "전체 가게의 3분의 2는 집과 가게를 오가는 교통비라도 아껴보겠다고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황금연휴로 광화문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야외 의자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가게를 열어놓은 김씨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로 매출이 3분의 1토막이 나자 3월부터는 아르바이트생도 그만두게 했다.

김씨는 "확진자가 줄어도 걱정은 되니 사람들이 야외로만 나가지 답답한 지하상가까지 오겠냐"며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는 이상 최저임금 수준도 벌지 못하는 날이 계속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명 내외로 줄고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을 발표했지만,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뉴스1>이 만난 영세 상인들은 아직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들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으나 이 역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지급 초기만 해도 지자체 재난지원금은 영세 상인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은 주민들이 너도나도 한꺼번에 라면을 사가면서 라면이 동이 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은 해당 지자체 내 중소 매장에서만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지역 경기 활성화와 코로나19 해결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상당수 상인은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실감 못하고 있었다. 급한 대로 금리 1.5%의 소상공인 긴급대출까지 받은 영세상인들은 이제는 빚을 갚을 일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지원센터 중부센터를 찾은 소상공인이 직원을 통해 대출 신청 안내를 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20석 규모의 횟집을 운영하는 A씨(63)는 이른 오후부터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 채 지인과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오늘 점심 장사는 어땠냐"는 질문에 계산대에 있던 장부를 꺼내 보여줬다. 장부에는 이날 오후 2시30분까지 단 '3명'이 밥을 먹고 갔다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재난긴급생활비로 지난 2주간 몇 명은 왔지만 딱 '숨통 정도 터주는 수준'이었다"며 "사용 기한이 끝나면 또 안 오겠지"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소상공인 긴급대출을 받았다는 그는 "갚을 능력은 없는데 빚만 져놓은 건 아닌가 싶다"며 "대출금 2000만원을 갚으려 또 다른 빚을 지는 상황이 오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역시 창신동에서 36석 규모의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74)는 "코로나가 끝나 사람들이 활동을 해야 풀리지, 갚을 길이 없는데 나이 먹어서 빚(대출) 얻어 쓰면 되겠냐"며 "대출을 받아 연명하느니 월세를 못 내 보증금에서 제하는 상황이 오기 전에 가게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