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겨울 [김제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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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겨울 [김제권 칼럼]
  • 김제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13 13:30
  • 조회수 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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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약해도 겨울이고 스쳐 지나가도 겨울입니다.

가성비 겨울

이맘때쯤이면 삼한사온도 무시당하고 혹한 동장군 칼바람 온통 얼어붙는다는 온갖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뼈마디가 오싹거리게 한기를 느끼며 얼어 죽겠다 추워 죽겠다는 말이 응당하다 할 때입니다.

이번 겨울은 얼음 파먹던 동장군은 지 살 곳 아님을 알고 병사를 보내고 무서운 칼바람의 쇳소리는 그저 센 부채 바람처럼 대신하고 아침나절엔 잠깐씩 춥다는 말로 오가는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발 동동 구르고 덜덜 떨며 귀마개 장갑에 목도리 칭칭 동여맨 모습을 볼 수 없으니 하나님 부처님 맙소사입니다.

확고함보다 찌질함이 좋다는 것과 확실한 것보다 미적지근함도 좋다는 것을 엉뚱하게도 이번 겨울이 주는 역작용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욕심 없는 이 겨울에 고맙고 다행함에 정말 착한 겨울이라고 서둘러 말해야겠습니다.

눈이 온다는 예보는 가끔씩 하는데 언제 올 건지 눈이 왔다는데 만져 본 사람도 없고 함박눈은 아니어도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싸라기눈이라도 보고 싶기도 합니다.

발가벗은 나무들은 하얀 옷 입고 싶어 잔가지로 살랑살랑 유혹하고 너부러진 잡풀들은 이제나저제나 뽀얀 이불 덮어 달라고 사각거리는데 아직도 들은 척도 않고 있으니 다음 달쯤엔 설중매로 체면치레는 하겠지요.

가끔씩 오는 비마저 얼어붙을 줄 모르고 봄비를 닮았는지 하염없이 대지를 적셔주고 씻겨 내려가는 촉촉함의 요긴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매몰차지 않은 겨울아!

무언가 부족하다 해서 억지로 앙탈 부리며 채우려 하지 말길 바란다.

아무렴 어떻나 그렇다고 겨울이 아니라고 부정치 않는다고 약속할 테니 먹은 맘 변하면 혼줄 나는 줄 알아라.

가을 뒷자락에 걸려있다면 내친김에 그냥저냥 봄 마중이나 가자구나.

겨울이 왜 이럴까 란 물음표보다 참 다행이고 고맙다는 느낌표의 표현이 어색할지 몰라도 흔쾌히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단단히 준비하여 동장군과 맞장 뜨려 했던 강한 마음 이젠 유용하게 삶의 리듬에 맞장구 쳐보면 어떨까요.

혹한에 나름 경기를 살리는 부분도 있겠지만 춥지 않음이 경기에 폭넓은 저변이 있어 상승효과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해봅니다.

찬바람이 가슴에 비집고 들어오려던 몹쓸 행동 전에 온기가 먼저 자리 잡았으니 괜찮은 겨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약해도 겨울이고 스쳐 지나가도 겨울입니다.

긴장감 느슨하게 하지 말고 보온유지와 건강관리를 적절한 활동력으로 여니 바람처럼 편하게 안고 가며 훈기 나누는 가성비 겨울이 되길 바랍니다.

줄달음치는 세월에 실린 겨울이기에 그럭저럭 싸잡아 갑니다.

 

- 1월 복판에 -
 

김제권 회장
김제권 회장

 

김제권 회장 프로필

㈜에코씨스택 회장                          
53년 충남 금산 출생                           
금산 농업고교 졸업                               
한양대 공과대학 졸멉
자유한국당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
여의도연구원 정치분과 자문위원
국민맨토포럼 상임대표
전 포럼 소통대한민국 중앙회 공동대표 ,인천회장

시민의소리 김제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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