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속에 파묻힌 속초 30년…서연갤러리 정서연의 속초연가
상태바
유화속에 파묻힌 속초 30년…서연갤러리 정서연의 속초연가
  • 설악투데이
  • 승인 2023.02.12 15:58
  • 조회수 1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서양화가 정서연(서연갤러리)
사진:서양화가 정서연(서연갤러리)

마치 계절이 먼저 온 듯 실내가 화사하다.붉은 장미가 뜨겁고 설동백이 강렬하고 마치 고흐같은 노란색 나무가 이국적이다. 속초 구 소방서 건너편에 위치한 서연 갤러리는 통상 갤러리와 좀 결이 다르다. 마치 프랑스 쉘부르 항구의 갤러리에 온 듯 한 분위기가 있다.

그 분위기는 그림만 걸린 게 아니라 그가 수집한 이런저런 소품들이 같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제 그림을 벽면에 걸고 외국 여행을 자주 하기에 갈 때마다 가져온 옷가지며 소품들을 비치해 고객들에게 판매도 하고 있죠”

그렇게 보니 꽤나 어울리고 괜찮은 마케팅으로 보인다. 서연 캘러리 주인 서양화가 정서연씨는 그 점에서 재능이 있다.그는 30여년전 무작정 속초로 내려왔다.연고도 없고 특별한 목적도 없었다.

그냥 바다 근처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그는 대명콘도에 갤러리 카페를 냈다. 아마도 그 당시로서 파격적인 시도였다.책도 갖다 놨다,정서연씨의 비즈니스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렇게 해서 돈도 좀 벌었고 속초 시내로 내려와 지금의 서연갤러리를 오픈했다.

그는 유화를 그린다.지역에 많은 화가들이 있지만 유화 작가는 많지 많다. 그런데 그의 유화는 차별적이다 좀더 세밀하고 부드럽다.

마치 실경산수를 그리듯이 유화를 그리는데 실제 그의 작품을 멀리서 보면 수채화처럼 다가온다.꽃과 나무, 잎새와 풀밭이 펼쳐진다. “제 그림이 밝다고 좋아하시는 고객들이 많고 그렇게 주문하는 분들도 계시죠”

화랑 운영이 지극히 어려운 동네서 장기간 유지하는 그의 노하우에 관심이 갔다. “ 아무래도 서울분들이 대다수죠. 지역 고객은 드뭅니다. 그게 아쉬운 부분이죠. 제가 30년전에 왔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문화 측면에서 변한 게 별로 없어 아쉽죠”

그는 시간날 때 마다 두루 스케치 여행도 다니면서 타향 속초에서 뿌리를 내렸다.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고 정서적 교감도 어려운 타관에서 역설적으로 화사한 톤의 그림으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대명콘도에서 갤러리 할 때 골프도 배웠죠.제가 겁이 많아서 작은 공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해요.탁구도 좋아 하구요. 원래 노학동에 정 붙이고 싶었는데 밤에 너무 무서워서 시내로 내려왔죠.”지역 봉사단체에 합류해 함께 나누고 더불어 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속초사람이 되었다.

서연갤러리에는 그의 이런 30년 공력이 그대로 녹아 있다. 편안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는 그리고 두리번 거리면서 볼거리가 있는 분위기는 고급적인 면을 연출해 준다. 갯배 근처 골목에 이런 갤러리가 늘어서 있는 그런 속초 풍경을 그려본다.

정서연 역시 그런 동경이 있다.“외국에 종종 가 보면 갤러리나 문화시설에 감탄하죠. 먹고 마시는것 만으로 좋은 관광도시로 발돋움 할 수 없는 것이겠죠.”라고 나직하게 말한다.조용한 듯하지만 움직임이 활발하고 내면의 열정이 타는 듯한 그의 속초살이 30년에 깊은 강이 흐르는 듯하다.

설악투데이 신창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