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중 그림을 만난 전향숙…바다뷰 카페서 전시회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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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중 그림을 만난 전향숙…바다뷰 카페서 전시회 준비중
  • 설악투데이
  • 승인 2022.12.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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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향숙
사진=전향숙

고난이 반전을 가져다 주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전향숙의 그림이 그런게 아닌가 싶다.투병중 그림을 만난 전향숙은 요즘 그림에 푹 빠져있다.정식으로 미술교육을 받거나 사사받은 것도 아닌데 어느날 문득 신의 계시를 받듯이 그림이 그에게 다가왔다.

전향숙은 30대에  유방암으로 고통을 겼었다.항암의 처절한 인내속에 완치된 줄 알았는데 2019년 재발했다.그러던 어느날 유치원 앞에서 본 돌이 예사롭지 않게 전향숙의 심지를 흔들었고 그날 이후 그는 돌에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이상하리 만큼 그림을 그리는 순간은 통증이고 뭐고 느끼지 못하고 구원을 받는 듯 평온해 졌다. 재미도 붙여갔고 영역을 넓혀갔다. 기와에도 그리고 이제는 바닷가 모래불에 나딩구는 돌과 유리병 조각등을 주워다가 작품을 만들고 있다.특이한 영역을 개척한 셈이다.

전시회 준비를 위해 속초 바다뷰 카페에 나온 그를 만났다.

1.재료가 특이하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로 작품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게 재료비도 안들고 너무 좋다(웃음) 바닷가에 가면 많은 것들을 만날 수 있는데 돌부터 조개껍질 나무 낚시바늘등 그런게 모두 작품소재가 되는데 친환경적이라고 말씀드릴수 있겠다.출퇴근길에 바다가 있다는 게 행운이다.

2.참 친근감이 있다.

– 제가 아프고나서 그런지 작은거에 마음이 더 집중된다.작은 것들을 포개서 사람을 만들고 자연을 형상화 하는게 좋다.일부 걸어 놓은 게 작아보이지만 실은 작업은 무척 힘듭니다.

전향숙은 화진포에서 일본어 실력을 살려 관광가이드로 일하고 있다.출퇴근길  속초-화진포를 오가면서 시간을 내서 바다로 나가는게 요즘 중요한 일과다.바다를 다시 발견하고 있는중이다. 떠내려 온 유리병 조각도 줍고 돌도 담고 얼마전에는 나무와 작은 섭을 잔뜩 가져왔다.그의 손길이 닿으면 하찮은 쓰레기도 예술이 된다.작고 섬세한 손길이 느껴진다. “ 이 작품은 해변에 떠내려 온 나무판에다가 섭을 붙여 살아있는 나무를 형상화 했습니다.”

그가 매만지거나 역어가는 방식을 보면 안목이 예사롭지 않다. 고성군 해상리 출신으로 고성중.고를 나와 세무회계를 전공했다. 그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어를 배운게 그의 학력코스다. 그림이라고는 근처에도 안가봤는데 그는 지금 작품에 몰두하고 있다.신들린듯 작업중이다. 매일 하나의 작품을 만들 정도다.

“저녁에 설거지 하고 남는 시간 작품 만든는게 너무 행복합니다. 시간이 아까울정도죠. 그런데 제 둘째 아들도 그림에 소질이 있으니 이상한 일이죠.”

그는 대작에 도전하고 싶은데 붙이는 작업이 녹록치 않아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상자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는 미술을 연상하게 한다. 자연속에 그냥 서 있는 돌도 작가의 안목에 따라 얼마든지 예술작품으로 승화할 수 있고 그런 작품이 주목을 받은 경우도 많다.

“지난번 고성군청에서 전시를 했을 때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셔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그래서 이번에 바다뷰 카페 속초로 진출하게 되었는데 새작품도 많이 내놓을 생각입니다.” 전향숙은 재발된  유방암 치료와 병행해서 작품 만들기에 더욱 재미를 붙이면서 몰두중이다. 아마도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미술작업에서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은 중요하다.전향숙에게 무슨 칭호를 붙여야지 적합할지 모르겠으나 그는 자연을 데리고 와서 다양한 표현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색칠도 하고 붙이면서 그만의 새로운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전향숙의 작품에는 따스함과 평화가 깃들어 있다.저 깊은 내면에서 그걸 바라고 있다는 고백인지 모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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