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편지 (19) 가을은 숙청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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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편지 (19) 가을은 숙청의 계절입니다.
  • 정경진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17 17:25
  • 조회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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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이하여 내 안에도 죽어야 할 것을 찾아봅니다. 화려한 단풍을 보면서 다시 살아남기 위해서 죽어야 하는 역설의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건강연구소 정경진 소장
국민건강연구소 정경진 소장

 [시민의소리=정경진 칼럼] 가을이 완연합니다. 가을이면 단풍을 빼놓을 수 없죠.

단풍의 성지 설악에 다녀왔습니다. 다음 주에는 설악의 단풍이 절정을 이른다고 합니다.

백담사에서 봉정 암까지 왕복 20km의 수렴 동 계곡은 온통 빨갛고 노란 옷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가보고 싶은 산행 지와 단풍 구경을 할 요량으로 설악에 다녀왔습니다.

설악은 4계절에 한번 다녀볼 만한 곳입니다. 그중 백미는 가을 설악이죠. 한국에서 제일 먼저 단풍 소식을 전하는 곳도 설악이고 인산인해로 사람 많은 산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특히 5대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봉정 암에서 오세 암까지의 단풍은 누가 머라 해도 최고의 단풍이란 소리를 들을 만합니다.

시원한 날씨에다가 맑은 하늘까지 볼 수 있는 곳 중 최고가 설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조금의 수고가 곁들여야 멋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가을은 숙청의 계절입니다. “껍데기는 가라”처럼 이파리에 수분을 줄이고 뿌리로 온통 영양분을 보내어 다가올 겨울을 준비합니다.

자연의 살벌한 추위를 이기고 보존할 수 있도록,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가려서 죽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더 나은 미래와 내일을 위하여 죽여야만 하는 자연의 냉철함을 또 한 번 실감하는 아침입니다.

가을을 맞이하여 내 안에도 죽어야 할 것을 찾아봅니다. 화려한 단풍을 보면서 다시 살아남기 위해서 죽어야 하는 역설의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죽는 것이 곧 사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예쁜 단풍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화려함의 끝을 찾다가 끝내 내가 왜 죽는지 모른다면 서글프고 안타까울 것입니다.

자유 속에서 경쟁한 자연계가 가을이 되면 내일의 더 나은 경쟁을 위하여 자신을 성찰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찾는 시간의 여행이 당분간 필요할 듯합니다. 더욱더 맹렬하고 엄숙할수록, 고양이가 뛰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는 모습처럼 이 가을은 자기 자신을 더욱더 채찍 하는 계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경진 한의학 박사 프로필

전주 신흥고등학교 졸업
익산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한의학 박사)
전 경기도 한의사회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총동문회장
(가칭)국민건강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칼럼 : 정경진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칼럼 : 정경진의 아차산 편지

저서 : 한의사, 세상을 구하다
         복부비만 한의사의 아침운동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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