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노인 일자리 6만개 증발, 괜찮을까요?
상태바
[그래?픽!]노인 일자리 6만개 증발, 괜찮을까요?
  • 노컷뉴스
  • 승인 2022.09.19 06:05
  • 조회수 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핵심요약
정부, 639조원 규모 내년도 2023 예산안 발표
예산 절감 방안으로 공공형 노인 일자리 6만↓
고령층 복지 사각지대 우려…민간형 일자리 늘리겠다는 정부
전문가 "70대 노인들 점점 밀려날 것"
정부가 639조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일자리 관련 예산안을 편성하며 공공형 노인 일자리가 6만개 줄어드는 걸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고령층에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내년 일자리 사업 예산안이 작년 예산안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단연 '노인 일자리' 분야입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만든 작년 예산을 보면 노인 일자리를 78만 5천명에서 84만 5천명으로 전년보다 6만명 늘렸던 것과는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올해 노인 일자리 84만 5천개 가운데 공공 일자리는 60만 8천개인데요. 이들 일자리는 금연구역 지킴이, 환경정비, 교통안전 보조 등 주로 공익활동을 하며 한 달 평균 30시간 정도 일하고 받는 임금은 27만 원 정도입니다.

고령층 노인들을 위한 공공형 일자리, 정말 줄여도 괜찮은 걸까요?


공공형 6만 '증발'…대신 민간형 일자리 늘리겠다는 정부


2023년 예산안에서 정부는 노인 일자리 목표인원을 84만 5천명에서 82만 2천명으로 낮췄습니다. 예산은 54억 5천 만원 늘었지만, 공공형에서 일자리를 줄이고 시장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쓰겠다는 겁니다.

당장 내년부터 공공형 일자리를 6만 1천개 줄이는 대신, 시장형(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3만 8천개 늘린다는 방침인데요.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노인 일자리의 절대적인 규모는 크게 변화가 없다"면서 "다만 직접적인 단순노무형 일자리는 소폭 줄이고, 민간형 일자리는 조금 더 늘어나는 흐름으로 가져가기 위해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인 일자리는 공공형과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취업알선형, 시니어 인턴십으로 나눕니다. 공익형은 월 30시간 이상 근로시 월 27만 원의 활동비를 주는 재정일자리의 한 형태로, 공익형 노인일자리를 포함해 정부 직접 일자리에 참여하는 이들은 평균 연령 75.1세의 고령층입니다.

하지만 '민간형' 노인 일자리는 '공공형'과 비교해 일하는 시간도 길고, 노동 강도 역시 강한 편입니다. 70대 이상의 고령층이 일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고 60대와 비교하면 경쟁력에서도 뒤처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보건사회연구원 최현수 사회보장재정정책연구실장은 CBS노컷뉴스에 "정부에서 그간 '질 낮은 일자리'로 비판받아온 공공형 일자리를 줄이고 민간이 만드는 시장형 일자리를 늘린다면, 노인분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일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시장형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60세 이상부터 참여하게 돼 있어 보통 취업알선형에 따라 알선 수행기관에서 수요가 없으면 일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며 "대부분은 70대 고령자인 공공형 일자리 참여자들은 점점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는 "현재 공공형 일자리에 참여하려고 하는 대기 인원은 10만 명인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공공형 일자리 감소로 인해 6만 명까지 떨어져 나온다면 약 15만 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 이 분들이 사실상 안 좋게는 폐지 줍는 노인이라든지 이런 형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일하려는 노인 경쟁률 17대 1…일자리는 '용돈' 아닌 '생존'


실제로 소득 수준이 낮은 노인들에게 일자리는 '생존' 그 자체입니다.  

현재 공공형 노인 일자리 참가자는 어떤 분들일까요. 지난 2020년 기준 60대 참가자는 6만여명, 전체의 10% 정도 밖에 안 됩니다. 90%는 70대 이상이고, 85살 이상도 4만 명이 넘는 실정입니다.

연수일자리센터 일자리정책팀은 "공공형 노인일자리는 국가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노인분들이 지원하시면 보통 1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일하실 수 있게 된다"면서 "소득 수준이 낮은 노인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노인분들이 어떤 목적으로 공공형 일자리를 택하는지에 대한 질문엔 "상세하게 파악하긴 어렵겠지만 아무래도 소득 수준이 어렵다 보니 공공 일자리가 다른 일자리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용돈벌이로 하시는 분보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고령자의 소득은 여성일수록, 1인 가구일수록, 비수도권 거주자일수록 낮았는데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최근 '초고령사회 대비 고령여성의 삶의 질 현황과 정책과제: 돌봄과 주거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 1인가구 남성노인의 가처분소득(국민소득 통계상의 용어로 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은 2019년 1551만원, 여성노인은 1127만원으로 남녀 간 차이가 1.38배 가량 나타났습니다. 반면 수도권 1인가구의 남녀는 각각 1663만원과 1326만원으로 1.25배 차이가 있었습니다.


순기능 다양한데…노인 일자리 줄여도 괜찮은 걸까?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인들의 경제적 지원책인 동시에 사회적 참여 기회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왔습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난해 7월말 기준 '노인 일자리사업 정책효과 분석연구'(2021)를 통해 노인일자리사업의 개인효과를 알아봤는데요. 노인일자리 참여자와 대기자 1012명을 대상으로 참여자 804명, 대기자 208명이 응답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신체적 건강 개선 효과가 일단 눈에 띕니다. 건강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참여자가 3.74점, 대기자가 3.37점으로 참여자가 약간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운동 빈도도 참여자가 대기자보다 약 0.6일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관적 건강 개선과 객관적 건강행태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인의 우울 수준을 0.32점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면서 심리·정서적인 요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노후 자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다는 노인의 비중 역시 대기자의 경우 4.3%, 참여자의 경우 3.7%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사회적 관계 개선 효과로는 직계가족, 친구, 지인 등 사회적 관계에 대한 양적, 질적 수준을 살펴본 결과 노인 일자리사업 참여 덕분에 질적 수준(사회적 만족도 개선, 친밀감 인식 정도) 개선 효과가 있었습니다.

빈곤 완화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참여자와 대기자의 상대적 빈곤 갭 비율 변화를 분석해보니 사회서비스형 참여자의 가구 소득 증가액은 월평균 약 30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서 공익활동 역시 약 14만원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노인 일자리 참여 노인 집단과 미참여 노인 집단(대기자 집단)의 상대빈곤율과 빈곤 갭 비율을 분석한 결과, 참여 노인 집단의 상대빈곤율은 약 3% 감소했고요. 빈곤 갭 비율은 약 16% 감소했습니다.


50년 뒤에는…韓, OECD국가 중 가장 늙은 나라가 될까


50년 뒤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이 고령이 될 때, 한국은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고령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인연령 상향조정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KD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젊은 나라였으나, 이제는 가장 늙은 나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부양률은 향후 30~40년간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해 향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인인구 비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는데요.


통계청에서도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서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고령인구 구성비)은 올해 17.5%에서 2070년 46.4%로 28.9%p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구는 줄고 노인이 늘어가는 이 상황, 노인 복지가 빈약하고 일자리마저 줄어드는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공공형 일자리를 공익적 가치가 높은 일자리로 개편하면서 취업이 힘든 고령자분들께는 공공형 일자리가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해 고령층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내년도 노인 일자리 수가 '소폭 축소'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투자 규모(일자리 예산)는 오히려 '소폭 증액'된다"는 해명도 내놨습니다.

반면 최현수 사회보장재정정책연구실장은 "정부에서 민간형을 늘리고 싶다면 공공형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 부분 예산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초연금 법령에 따라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자연 증가분"이라면서 "이를 제외하면 굉장히 적은 예산에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사업들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김성기 기자 zizibar@cbs.co.kr,CBS노컷뉴스 양민희 기자 ymh1846@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Tag
#중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