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의 아차산 편지(14) - 영화 한산을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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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의 아차산 편지(14) - 영화 한산을 보고나서
  • 정경진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03 22:11
  • 조회수 1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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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항상 우리 곁을 떠다니고 있다. 두려움을 오직 응시할 뿐이다. 
국민건강연구소 정경진 소장
국민건강연구소 정경진 소장

[시민의소리=정경진 칼럼] “먹을 수 있으니 좋구나” 이는 영화 명량의 대사 중 일부이다.

울돌목에서 왜군과 싸워 대승을 거둔 이후 박보검과 나눈 대화이다. 전쟁의 승리를 절제 있게 표현한 대사로서 필자가 좋아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개봉한 지 한참 만에 영화 한산을 보러갔다.

최종병기 활을 만든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세계관을 다시 확인하고 싶었으며, 영화 “비상선언”과 “헌트“ 로 이어지는 이른바 빅3 여름영화에 대한 나름의 평을 하고 싶어서였다.

확실히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시리즈는 말하고 싶은 영화였다. 최민식의 충과 박해일의 의가 바로 그것이다.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하고, 의리도 백성과 함께 한다는 형이상학적인 단계로  올려놓고 만다.

때문에 임진전쟁을 승리한 공로가 혁혁함에도 나라로부터 외면 받았으며 급기야는 노량에서 이겨도 죽고 저도 죽어야하는 질긴 운명 속에 놓여 지고 만다.

마음을 움직이는 자는 임금만이 가능하지 그 누구도 허락되지 않는다. 민중과 함께 사고하고 행동할 때 전쟁은 승리할 수 있었으며 혁신적인 무기체계를 선도할 때만이 “전쟁은 승리 한다”라는 일관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명량과 한산의 코드는 두려움이다.

위대한 장수는 아군과 적군 모두에게 작동하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자이고 그저 그러한 장수는 “두려움은 전염병”이라고 돌림병이 되지 않도록 거세하였으며 피해야 할 장수는 두려움에 져서 판옥선을 불태우고 무조건 도망가는 자라고 일갈한다. 

‘국뽕영화’라는 비판적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대명침략의 교두보라는 일본의 명분을 부각시키고, 와키자까라는 일본 장수의 시각으로 한산을 보기도 하였으나, 성웅의 벽 앞에선 그저 상대자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명랑과 한산에 나오는 그 누구라도 성웅 이순신 앞에선 한낱 비역사적인 인물일 뿐이었다.

오히려 이순신을 돕는 조력자로서 첩자들의 활략상이 조마조마했으며 이순신의 완전무결함을 더해주는 장치로서 ‘클리세’ 할 뿐이었다. 

오히려 원균을 연기한 손현주나 광양현감을 연기한 안성기의 등장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 뿐이다.

연기는 손색이 없으나 왜 여기에 나와야하는 이유를 당최 찾을 수 없다.

박해일이 최민식의 그늘에 가릴 지 염려되었으나 그건 기우일 뿐 가장 이순신을 닮았다는 생각이다.

박해일의 이순신을 보니 최민식이 잊혀 질 정도이니 말이다. 

필자는 한산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김한민의 세계관과 코드가 맞는 가 보다.

아무래도 파랑새를 대하는 노무나가나 히데요시나 이에야스보다도, 고작 파랑새가 노래하길 바라기보다 파랑새를 날게 만드는 이순신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두려움은 항상 우리 곁을 떠다니고 있다. 두려움을 오직 응시할 뿐이다. 

 

정경진 한의학 박사 프로필

전주 신흥고등학교 졸업
익산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한의학 박사)
전 경기도 한의사회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총동문회장
(가칭)국민건강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칼럼 : 정경진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칼럼 : 정경진의 아차산 편지

저서 : 한의사, 세상을 구하다
         복부비만 한의사의 아침운동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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