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소리=현남희 칼럼] 가을에 벼 추수를 다한 후 논갈이를 하던 날.
저녁밥을 먹은 후 고등학생 아들이 , 이웃의 영식이 아빠가 밥 먹는 것을 보고, 가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았다고 농부에게 말한다.
농부가 “그래! 그 이유가 뭐니?” 하고 묻자.
“영식이 아빠의 밥 크기가 내가 먹는 양의 3배는 더 드시더이다.
그러니 가난할 수밖에 없죠.
오늘은 우리 집 일을 하고 내일은 또 갑식이네 집에서 일하고...
평생 남의 집일만 하며 사는 게 아닙니까?
그렇게 일하여 받은 곡식으로 온 식구들이 밥을 그렇게 많이 먹는다면 생활이 어려워 질 수밖에요.“
듣고 있던 농부는 “그러냐?”하고 말없이 자리를 떴다.
몇 일후 농부와 아들이 고기를 잡으러 갔다.
작은 웅덩이로 가서 물을 퍼, 붕어 미꾸라지 등을 잡아와 매운탕을 끓여 저녁을 먹는데
아들이 평소 보다 밥을 두 배로 먹는 것이었다.
농부는 “됐다.” 속으로 생각 하고
그 다음 주엔 더 큰 웅덩이로 가서 더 많은 고기를 잡느라
더 고생을 많이 했고 아들이 밥을 더 많이 먹었다.
농부는 아들에게 조용히 물었다.
“지난번 우리 집에서 쟁기질한 영식이 아빠 밥 많이 먹는 것을 보며 가난한 이유를 알았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 말이 맞냐?“
하고 물으니 아들이 고개를 못들었다.
“쟁기질 같이 힘든 일을 하고나면 뱃가죽이 등에 붙은 정도로 시장하단다.
두 번 다시 함부로 말을 하지마라.
네가 한 말,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네가 내 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빠! 죄송합니다. 제가 힘든 일을 안 해 봐서 생각이 부족했습니다.“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