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향연 [김제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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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향연 [김제권 칼럼]
  • 김제권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28 09:29
  • 조회수 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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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신록을 닮아 청춘의 열병 속으로 쉽 쌓이고 싶지만 물든 석양의 짓누름에 항거치 못하며 장미의 향연 소리에 다독이는 화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장미의 향연

길게 늘어진 5월의 끝자락에 싱그러운 적막 깨트리고 붉다 붉다 검붉은 나래가 칭칭 동여맨 담장이 빛에 취해 향기에 취해 바람에 일렁임을 참아내지 못한다

코 끝에 달라붙는 향취에 사랑한다는 독백의 추념뿐 그리움만 키웠던 어설피 애달파하며 맴돌고 말았던 추억이 기어오른다

목청 높이던 청춘의 구가에 한없이 휘어 감아 뜨거운 젊음의 발산을 퍼 나르던 그때 어언 반세기 길을 밟고 덜컹덜컹 내려앉은 중년의 자리에서 선택이란 응고 체가 푸르름에 회한의 미소를 배운다

가시 없는 장미 없듯 쿡쿡 찔러대던 삶의 가시가 쉴 틈 없었지만 이젠 무딘 가시로도 통증과 오금의 오싹함이 몇 날 밤을 떠나지 못한다

봄 이슬 삼키며 가을 서리까지 끌어안고 장미의 질긴 사랑을 닮으려는 소망으로 꽃 위에 살포시 앉아도 훨훨 날아보기도 구름 되어 떠나고 하나둘 세월을 세면서 아직도 남은 영역표시에 삶의 파도에 나름의 리듬을 만든다

논시울 붉히고 애간장 녹여 타들고 장미가 내 품는 열정 사랑도 말뿐이었다는 어줍은 시절에 저주의 목소리 높여보고 싶지만 그마저 멋쩍어 신록이 흔드는 그리움만 꺼내 쓴다

장미는 뭇사람의 사랑을 맘껏 필요 만큼 선물을 주지만 아픔이란 가시를 함께하는 숙명의 꽃이 아닌가 싶다

강렬한 눈빛에 빨려드는 장미 넝쿨 줄비한 담장에서 따가운 시선 사로잡으려 마디마디마다 피어난 삶의 덩어리 줄기마다 매달아 응어리들은 꽃잎 속에 숨겨두고 엷은 미소로 잎 맞춤하고 주섬주섬 자리를 뜹니다

장미도 찔레도 오동의 꽃들에 마음이 놀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다행감으로 꼬깃거리는 생각들을 펼쳐 보기로 한다 

5월에 데려온 크고 작은 사연들을 무덤덤 할 수는 없지만 골 파인 자국에 흘러 자나가길 바랄 뿐이다

맹렬히 퍼붓는 정열의 태양을 받으며 마음은 신록을 닮아 청춘의 열병 속으로 쉽 쌓이고 싶지만 물든 석양의 짓누름에 항거치 못하며 장미의 향연 소리에 다독이는 화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김 제 권

 

김제권 회장
김제권 회장

김제권 회장 프로필

㈜에코씨스택 회장                          
53년 충남 금산 출생                           
금산 농업고교 졸업                               
한양대 공과대학 졸멉
자유한국당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
여의도연구원 정치분과 자문위원
국민맨토포럼 상임대표
전 포럼 소통대한민국 중앙회 공동대표 ,인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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